[셧다운제 1년] 스마트폰이 청소년 일상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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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심야 시간 온라인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게임 셧다운제가 새 국면을 맞는다. 정부가 그간 유예돼 온 모바일 게임 셧다운 적용 대상을 올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 간 시행된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의 효과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정부가 게임 규제 정책을 계속 강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청소년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의 무게 중심도 PC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이동한다. 청소년 게임 이용을 줄인다는 지엽적 정책 목표를 추구하느라 자칫 모바일 혁명이라는 큰 사회적·문화적 변화의 물결을 거스르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디지털 갈라파고스` 현상을 심화해 사용자와 사업자 모두를 불편하게 하는 정책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청소년 일상 바꾼 스마트폰

청소년의 미디어 활동의 중심축은 이미 스마트폰으로 이동했다. 국내 청소년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말 6% 수준에서 올해 6월에는 35%로 급등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90%를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청소년이 가장 많이 접하는 기기도 PC가 아니라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항상 지니고 다니며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꿀 잠재력이 있다. PC와는 달리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중점이라 PC와는 다른 사용 행태를 보인다.

청소년 여가 활동은 스마트폰 보급에 따라 변화한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청소년 여가 활동 중 게임과 음악, 영화·애니메이션 등 동영상 소비는 늘었고 TV와 독서 등 전통 미디어 소비는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해 음악 이용 빈도는 44.5%나 늘었다. 게임과 영화·애니메이션도 각각 38.5%와 28.5% 증가했다. 반면에 TV 시청은 줄었다는 응답이 42.5%였고, 독서(33%)와 만화책(33%)도 이용 빈도가 감소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는 자주 이용하고, 스마트폰과의 시간 점유 경쟁에서 밀려나면 감소했다고 풀이된다.

◇스마트폰은 청소년 커뮤니케이션 허브

스마트폰은 청소년 집단 간 교류와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잡았다. 청소년이 PC에서 주로 하는 활동은 `게임·음악 등 여가활동`(36%) `자료 및 정보 습득`(31.5%) `이메일·채팅·블로그 등 커뮤니케이션`(26.5%)이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활동은 `여가활동`(48.5%)이 가장 많았고, `커뮤니케이션`이(29%) 2위를 차지한 점이 PC와 달랐다.

청소년의 71.5%는 애니팡 같은 스마트폰 게임을 주로 가까운 친구와 즐긴다. `하트`를 주고받는 등 모바일 소셜 게임에서 교류하는 친구 숫자는 `20명 미만`이라는 답이 63%로 가장 높았다. 스마트폰 게임이 가까운 친구와 교류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모와 같이 게임을 하는 청소년의 84.1%는 스마트폰 게임을 함께 한다. 스마트폰 게임이 가족 간 유대의 끈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상의 중심축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스마트폰의 활용도 게임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과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사용 등을 포괄한다. 셧다운 같은 미봉책보다는 청소년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고, 모바일 환경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한국과 미국의 스마트폰 사용 비교 연구 결과, 국내 사용자가 기존 정보를 재생산하고 사회관계망을 확산하는 성향이 컸다”며 “스마트폰으로 인한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에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