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프라인 가전유통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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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전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일시적 경기침체 영향도 있었지만 구조적인 문제도 있어 앞으로 더 이상 커지기 힘들어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유통업체 간 가전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LG 등 가전 제조사의 향후 대응전략도 중요해졌다.

21일 가전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20년 넘게 이 분야에서 일했지만 지난해 같은 내수 역성장은 처음”이라며 “내수 가전시장과 가장 밀접한 주택경기가 악화되고, 인구 수 정체와 여러 기능을 한꺼번에 소화하는 융합형 기기 등장 등으로 시장 전체 파이가 더 크기 어렵다는 신호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이 가전유통업계로부터 입수한 `2012 가전내수시장 실적(내부 추정치)`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삼성 디지털프라자(법인명 리빙프라자), LG 베스트샵(하이프라자), 전자랜드 등 가전 전문유통회사 4개사 매출액이 6조8630억원으로 전년보다 4.5% 감소했다.

가전전문 주요 유통회사의 매출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집계를 시작한 1990년대 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소비심리 하락 우려가 많았지만 가전 유통시장은 성장했다.

업계는 4개사 매출을 전체 가전 유통시장의 60% 수준으로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모바일 쇼핑 등 유통 채널 다변화도 진행 중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받는 영향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전반적인 내수 가전시장 위축이 매출 감소의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조2300억원으로 전년보다 5.2%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LG베스트샵과 전자랜드도 각각 1조3210억원(-5.5%), 5020억원(-6.2%)으로 전년보다 매출액이 빠졌다. 삼성디지털프라자는 1조8100억원(-2.1%)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삼성 전문매장은 전통 가전 판매 부진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공격적으로 판매한 전략으로 만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전 유통시장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단계에 진입한 것인지, 일시적 침체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나 부정적 미래에의 대비가 당장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가전전문 오프라인 유통사 한 임원은 “주요 가전은 이미 대부분의 가구에서 신규 수요가 없는데다 주택경기 부진이 교체 수요까지 줄였다”며 “시장 전체 규모가 더 크기 어려울수록 유통사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단순 점포 수 확대 이외에 다양한 전략적 마케팅이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표. 주요 가전유통전문매장 2012년 추정 매출액
*자료:업계 종합

작년 오프라인 가전유통 '뒷걸음질'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