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노베이션 DNA]불가능을 현실로 만드는 비밀조직 `구글X`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2년 최고 발명품` 중 하나로 구글 글라스를 꼽았다. 구글 글라스는 구글 비밀연구소 `구글X`가 개발한 입는 컴퓨터다. 안경처럼 쓰면 소형 투명 스크린에 목적지 방향과 날씨, 문자 메시지 등을 나온다. 안경을 쓴 채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폰 기능을 대체한다. 상용화가 임박한 구글 글라스는 입는 컴퓨터 혁명을 주도할 제품으로 떠올랐다. 혁신의 근원지로 떠오른 구글X 실체를 밝힌다.

구글은 통신장비를 실은 열기구를 띄워 세계 오지에도 인터넷 서비스를 연결하는 `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자료:구글 프로젝트 룬)
구글은 통신장비를 실은 열기구를 띄워 세계 오지에도 인터넷 서비스를 연결하는 `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자료:구글 프로젝트 룬)

◇불가능에 도전하는 구글X의 정체는

구글은 2010년 비밀연구조직 구글X를 만들었지만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구글 이사회는 2010년 1월 구글X에 투자를 승인했다. 구글X 투자규모는 공개 되지 않았지만 전체 구글 R&D 예산은 2012년 68억달러(약 7조7500억원)로 2010년 대비 79%나 증가했다.

구글X는 구글 글라스와 무인자동차 프로젝트가 세상에 알려지며 베일을 벗었다. 구글X는 인간이 처음 달에 가겠다고 했던 것처럼 불가능한 것을 현실로 만드는 대형 연구 프로젝트다. 구글은 이를 `문샷(Moonshot)`이라고 말한다. 구글X는 100만분의 1 성공확률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막대한 자본과 엄청난 신념, 기존의 관습을 깰 의지가 필수다.

구글X는 아스텔로 텔러 대표가 전반적인 경영을 총괄하지만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직접 관여한다. 구글X는 다른 기업 연구소와 달리 제약 조건이 없고 막대한 연구자원을 투입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는다. 구글X는 처음 원자폭탄을 만들었던 맨해튼 프로젝트나 독일군 암호를 풀어 현대 암호학을 태동한 블레츨리파크와 같은 연구소를 지향한다.

◇단기적 수익보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꿈꾼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X는 10여개에 달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로 하드웨어 개발 프로젝트다. 우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비롯해 하늘을 나는 풍력발전소 개발이 한창이다.

가장 잘 알려진 구글 글라스는 구글X의 두 번째 프로젝트다. 워싱턴대 전기공학과 교수였던 바박 파비스는 입는 컴퓨터 연구에 집중했다. 그는 착용자 눈으로 직접 영상을 보여주는 전자 콘택트렌즈 관련 논문을 발표했고 세르게이 브린과 레리 페이지의 눈을 사로잡았다. 구글은 작년 개발자콘퍼런스 I/O에서 구글 글라스 익스플로러라 불리는 얼리어댑터 전략을 추진하며 상용화 준비에 한창이다.

구글X는 주주의 단기 이익을 만족시키는 제품보다 영화 스타트랙에 나올법한 기술 개발이 목적이다. 단기적인 수익을 따져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의식적으로 찾는다. 마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공장이 로켓 발사대를 만드는 식이다. 설령 로켓이 폭발한다고 해도 핵심 사업에 영향은 없다. 로켓이 성공하면 완전히 새로운 수익원이 된다.

◇구글 최고의 싱크탱크

구글X는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를 비롯해 구글 최고 브레인의 집합체다. MIT 공대 교수였던 메리 루 옙슨은 지난해 구글X 디스플레이 부서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구글 글라스처럼 사람 몸에 걸치거나 부착하는 기기 시대에 대비한 스크린을 개발한다.

혈액 검사 업체 랩코프의 수석 과학자 앤드루 콘래드도 올 봄에 합류했다. 구글 장수 임원으로 최근까지 구글 지도와 상업 부문을 맡았던 제프 후버도 지난 3월 구글X로 자리를 옮겼다. 스탠퍼드대 컴퓨터 과학자 세바스찬 트룬은 2009년 무인차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브린과 페이지는 천재 과학자 트룬을 구글을 잡아두려고 무인차량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구글은 내부 채용으로 구글X 팀원을 뽑는다. 경쟁률이 7대 1에 달할 정도로 높다.

구글X는 신생 연구조직이지만 이미 전통이 있다. 프로젝트가 연구실 수준을 넘어 진화하거나 더 이상 전개되지 되지 않을 때 해당 연구진은 손을 뗀다. 구글X는 이를 졸업이라 부른다. X자가 새겨진 졸업장과 사각모를 들고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과 작별인사를 한다. 지난해 수천대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신경망 개발을 마친 팀이 졸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