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대리, 어떤 회사에 가도 대리는 다 있죠. 희한하게 주임·계장·이사가 없는 회사는 있어도 대리 없는 회사는 없더군요. 아 요즘에는 `매니저`나 `선임`이라는 말로 불리기도 하더군요. `대리`가 어떤 사람이냐, 자기 맡은 분야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부서 내 온갖 잡일을 총 지휘하는 4~8년차 직장인이죠. 회식 장소 잡는 것도 사내 비품 떨어진 것 등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은 언제나 진두지휘합니다. 그런데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의 수장이 직원들 사이에서는 `X 대리`라는 명칭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대리처럼 꼼꼼하게 비품이나 아래 직원들 행동을 챙겨서 그렇다는 군요.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 두께라는 나노미터 단위 반도체를 다루다 보니 사람도 세심(?)해지는 건가요.
○…삼성전자 임원 출신 A 사장. 무선사업부에 상무가 드물던 시절,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과감히 사표를 내고 이름 없는 벤처기업 CEO로 자리를 옮겼죠. 임원이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삼성전자 측에서도 당황스러웠다고 하네요. 돈키호테처럼 무모해 보이는 A 사장의 도전은 엄청난 성공으로 귀결됩니다. 학내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회사를 5년만에 3000배로 키웠습니다. A 사장의 파격적인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최근 A 사장은 회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개인돈 50억원을 투자합니다. 보통 CEO가 BW 발행에 참여하면 색안경을 끼고 봅니다. 경영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되기 때문이이죠. 그러나 A사장은 2019년까지 매년 0% 금리를 받기로 했습니다. 회사 성장이 둔화돼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원금 회수도 어려운 조건이죠. 요즘 흉흉한 소문만 들리는 코스닥 시장에도 A 사장처럼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경영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와인 애호가 삼성그룹 계열사 B 사장. 그는 와인 마니아 입니다. 와인의 숙성된 맛을 즐길뿐만 아니라 상당한 지식을 뽐낸다고 하네요. 그는 혼자만 와인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와인의 풍미를 적극 알릴만큼 애착이 크다고 합니다. 사장 취임 당시 임직원들과 함께 와인을 즐기기 위해 관련 상식을 엄청나게 공부했다는 후문입니다. 와인에 관한 쪽지 시험까지 보며 임직원들을 아찔하게 만드는 것은 무리수인 것 같네요. 생산지, 연도, 포도 품종 등을 공부하려 진땀 뺐을 임직원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러나 험난한 쪽지 시험을 통과한 임직원들은 저렴하고 좋은 와인을 고를 수 있는 실력이 쌓였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