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미래모임]ICT 플랫폼을 활용한 중소기업의 창의적 상생 전략과 솔루션

7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미래모임)` 기조발제는 임수경 KT G&E부문 사업총괄 전무가 맡았다. 임 전무는 클라우드 같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이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전무는 “기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중심기술이 ICT”라며 “창조경제나 정부 3.0의 성공도 하드웨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ICT패러다임 전환기에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관련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강연내용.

◇“레거시를 고집하면 살아남기 힘들다”

얼마 전 가트너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주제가 △클라우드 △빅데이터 △소셜 △모바일 네 가지였다.

콘퍼런스 기간 동안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이 애널리스트들이랑 토론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2020년까지 세계 6대 IT 기업 중 최소 두 개는 망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많이들 공감했다.

6대 IT 기업이면 HP, 시스코, IBM, 오라클, MS 등이 있을 것이다. 모두 오랫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기업들이다.

이런 강력한 기업들 두고 `최소한 두 개는 망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이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2020년이 되면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이 완전히 모바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하드웨어가 사라지고 클라우드는 점점 더 중요해진다. 망하는 기업 리스트에 구글이나 아마존 등은 언급도 안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0년대 중반 해외출장을 가면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세일즈포스닷컴 등에서 실시간으로 영업정보를 확인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곧 저렇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 들어온 SaaS(Software as a Service), 클라우드 문화는 발전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ICT 투자가 그대로 멈춘 상태다.

◇“창조경제 핵심은 하드웨어를 줄이는 것”

올해 초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부 3.0`이 시작되면서 다시 클라우드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 3.0의 성공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달려 있다. 창조경제 핵심은 하드웨어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많은 정부 예산이 하드웨어에 쓰인다. 이 비용을 줄이고 다른 곳에 동력을 모아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하드웨어에 비용을 많이 쓰는 회사는 경쟁력이 없다. 50명 규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데 10명이 회계, 인사 등 경영지원에 매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법인수가 50만개에 이른다. 소호까지 합치면 600만개다. 새로운 사업도 잘 발굴해 내고 신규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대기업보다 엄청나게 많은 부분을 담당한다.

반면 영업이익은 현저히 낮고 ICT 활용지수는 더욱 낮다. 업무지원 솔루션이 필요한 것이다. 취약한 인프라를 ICT 자원으로 보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아들이 중소기업에서 산업요원으로 일하는데 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매뉴얼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제품이 들고나는 프로세스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본적인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부터 갖춰나가야 할 곳이 많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이 다 되가는데 ICT 정책에서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보이질 않는다. 지난 정부에서도 이야기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냈다.

`중소기업 생산성을 어떻게 빠른 시간 내에 향상시킬 것인가` 실질적인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때다.

클라우드는 중소기업에 정말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지만 아직 확산이 많이 되지 않았다. 중소기업이 비용을 줄이며 빨리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지원 방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7월 미래모임 패널들은 중소기업 경영에 ICT기술을 접목시키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냈다. 또 실제 현장에서 느낀 한계점도 지적했다.

임규관 스마트윌 사장은 “국민소득 4만달러에 이르는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콜라보레이션(협업)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시스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대기업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태계를 강화하려면 중소기업도 본연의 임무인 고객중심 경영에 돌입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사장은 “구글과 애플의 협력사가 100만개가 넘는다”며 “강력한 기업 생태계를 갖추려면 대기업이 관련된 중소기업에 자사 ICT자원을 개방하거나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자사 클라우드 시스템을 단순히 영업 대상으로 보지 말고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한 콜라보 아이템으로 사용해 달라는 주문이다.

기업을 운영하며 느낀 어려움도 털어놨다. 임 사장은 “작은 회사지만 ICT 시스템 도입을 늘려 가는데 경영자 입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을 선택하기가 참 어렵다”며 “(경쟁력 있는) 대기업 솔루션을 쓰면서 경영이 많이 수월해졌다”고 경험을 밝혔다.

IT자원을 도입하는 중소기업에 세제혜택 등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순범 에스에프씨 사장은 “중소기업은 IT전문가가 부족하고 인프라도 취약해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설 대응수단이 없다”며 “다양한 중기 지원책이 나오고 있는데 중소기업이 강해야 한다는 (정부) 의지 자체도 매우 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등 중기 ICT자원 도입 정책이 일회성 투자에 그치지 말고 장기적으로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사장은 취약한 `뿌리산업` 강화에도 ICT자원 투입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화학, 소재, 부품 등 기초 산업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ICT자원을 활발하게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면 산업 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CT화가 된 만큼 기업 생산성 격차가 벌어진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대기업의 ICT화가 60%정도 진행됐다면 중기는 30% 정도”라며 “이 격차를 줄이는 것이 미래창조과학부의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기존 ICT 업계의 반발을 정부가 어떻게 잘 조율하느냐에 따라 정책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시작될 때 철도 업계가 반발했다”며 “자동차 산업이 태동한지10년이 지난 1940년대 들어서야 고속도로가 만들어지고 자동차 산업이 활성화 됐다”고 소개했다. 클라우드가 도입될수록 서버 등 기존 업계의 저항이 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이런 저항을 정부가 효율적으로 풀어주면 중기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레거시 진영을 지지하게 된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으로 ICT자원을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타 산업과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제 끊임없이 제기되는 숙제는 융합일 것”이라며 “ICT 업계는 이를 위해 플랫폼을 개방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KT가 SMB 대상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 보안, 중기 경영지원 사업에 경험이 있는 은행 등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ICT 공급자와 이용자 사이에서 자원을 전달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융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7월 미래모임 패널리스트

임수경 KT G&E사업총괄 전무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박순범 에스에프씨 사장

임규관 스마트윌 사장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전문위원(미래모임 회장)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