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페럿(F:콘덴서가 담을 수 있는 전하량) 용량의 수퍼 커패시터(콘덴서)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전기차와 하이브라드 자동차, 풍력 발전기 등에 쓰이는 수퍼 커패시터 시장에 전통 부품소재 기업들이 뛰어들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화콘덴서는 최근 5000F 용량 수퍼 커패시터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 공급을 앞두고 있다. `하이브리드 캡`이라고 이름 붙인 이 커패시터는 충전 속도가 2~3초에 불과하다.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주로 쓰이는 슈퍼 커패시터 용량은 2000~3000F 수준이다.
삼화콘덴서는 세라믹을 이용해 전하 보유량을 종전보다 40% 가까이 늘렸다. 7000F 용량의 슈퍼 커패시터 개발도 끝냈다.
유리 전문업체 코닝도 탄소를 이용한 수퍼 커패시터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울트라 커패시터`라 불리는 이 제품도 1초 이내 충전을 목표로 한다. 리튬이온전지·연료전지와 함께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수퍼 커패시터는 배터리 전압을 상승시키고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전력 충전도 1~2초 이내에 빠르게하고 필요할 부분에 전기를 공급해줄 수 있는 부품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전기자동차는 대표적인 수퍼 커패시터 사용처다.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연결해 보조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발전소, 연료전지 등에 들어간다.
관련 소재 개발도 한창이다. 탄소 기반 커패시터가 주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세라믹 등 신소재가 쓰인다.
삼화콘덴서는 전자제품용 세라믹적층콘덴서(MLCC)에 적용했던 세라믹 기술을 응용해 성능을 높였다. 지난 6월에는 김선정 한양대 생체공학과 교수팀이 탄소나노튜브(CNT)를 응용한 소형 슈퍼커패시터 개발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 탄소전극이나 활성탄소 커패시터에 비해 축전 용량이 최소 6배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박테리아 표면에서 커패시터 전극에 활용되는 나노분말 합성 공정도 개발됐다. 김동완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과 연구팀이 박테리아 표면에서 코발트 산화물 나노분말을 합성해냈다. 4000번 이상 충·방전을 처리해도 저장효율이 95%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커패시터 소형화·대용량화를 위해서는 소재 개발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소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