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소재 중견중소 기업들, 어려움이 첩첩산중…소재 산업 지원 육성책 절실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에 국가적 대응 방안 절실

국내 토종 소재 중견중소 기업들, 어려움이 첩첩산중…소재 산업 지원 육성책 절실

최근 다국적 소재기업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근혜정부 들어 소재산업 관련 환경규제도 쏟아지고 있다.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대기업들은 그룹 계열사를 통한 내재화(내부 조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소재 전문 중견·중소기업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취약 부위인 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근래 다국적 소재기업들이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비롯해 한국 시장 대응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소재 전문 중소기업들은 이들과 무한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같은 규제도 중소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토종 전문업체들의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글로벌 소재기업이 전자재료 R&D 거점을 한국에 두면서 국내 중견·중소기업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발빠른 고객사 대응을 무기로 사업을 벌여왔으나 해외기업들이 R&D센터를 한국에 두면서 중소기업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증폭되고 있다.

인력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우케미컬·바커 등은 이미 전자재료 R&D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며, 바스프·TOK 등은 R&D센터를 짓기로 결정했다. 삼성과 LG 등 그룹사도 계열사를 중심으로 소재사업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인력이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으로 빠져 나가는 상황이다.

2015년 1월 시행할 화평법에 따른 비용 부담도 토종 소재기업에는 골칫거리다. 시행령이 제정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모든 화학·소재기업이 화학물질 등록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건당 7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연 매출 1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 3~4건을 등록하려면 2억~3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이익률이 빠듯한 소재기업 입장에서 수억원의 비용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논의 중인 화평법이 원안 그대로 시행되면 글로벌기업은 해외 기지를 활용해 법을 회피할 수 있는 반면에 토종 중소기업은 대안이 없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국적기업은 화학물질을 부품화해 고체 상태로 수입함으로써 등록이나 신고를 면제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LCD·이차전지 첨가제 전문업체인 천보의 이상율 사장은 “종전에는 협력사나 고객사 도움을 받았지만 시행될 화평법은 제각각 등록해야 해 들어갈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아무리 간소화한다고 해도 매년 3~4건씩은 평가를 받아야 할 텐데 감수해야 할 추가부담이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