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 수요 회복에 대비해 품질 고급화와 브랜드 강화 및 제품 다양화에 나선다. 유럽 현장 경영에 나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시장 회복기에 질적 도약을 이루기 위한 미래 준비체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22일(현지시각)부터 러시아와 유럽의 현대·기아차 생산법인과 판매법인 및 기술연구소를 방문, 미래 전략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4일간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4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 회장이 지난해 3월에 이어 유럽을 방문한 것은 현지 자동차 시장 회복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몽구 회장은 “유럽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 지금, 생산에 만전을 기해 유럽 고객 감성을 충족시키는 고품질 자동차로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선전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품질 고급화, 브랜드 혁신, 제품 구성 다양화 등을 추진해 미래를 준비하라”고 덧붙였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올해를 최저점으로 서서히 회복될 전망이다. 내년 수요는 올해보다 2.5% 늘어난 1387만대에 그쳐 성장 폭은 크지 않지만, 올해를 최저점으로 2015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럽 및 일본 경쟁업체들의 공세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지역에 직영체제를 구축해 밀착 마케팅을 펼치고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강화,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자동차 시장은 7.8% 감소했지만, 현대·기아차는 76만9706대를 판매, 전년보다 11.6% 성장했다. 또 올해도 9월까지 유럽 전체 판매는 4.0% 감소했지만, 현대·기아차 판매는 0.7% 감소하는 데 그치는 등 시장을 상회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시장점유율은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됐던 2010년 4.5%에서 지난해 6.1%로 뛰어오른 후, 올해도 6.3%를 기록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에서 내년까지 K5 개조차, 쏠라리스 개조차, 신형 쏘울 등의 신차를 잇따라 출시해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