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 주도권 아시아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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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의 꽃을 피운 아시아가 세계 시장을 주도한다. 부분유료화로 게임 수익 모델을 이끌 뿐 아니라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절반을 장악했다.

23일 뉴욕타임스는 게임 투자은행 디지-캐피털(Digi-Capital) 통계를 인용해 올해 게임 시장에서 일어난 10대 규모 인수합병(M&A) 중 8건이 중국·일본·한국 등 아시아 기업에 의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모바일 앱 매출에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를 차지할 만큼 커졌으며 다른 모바일 앱의 4배에 달한다. 이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의 절반이 아시아 에서 발생하고 있다.
모바일 앱 매출에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를 차지할 만큼 커졌으며 다른 모바일 앱의 4배에 달한다. 이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의 절반이 아시아 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슈퍼셀 지분 인수가 대표적이다. 외신은 예상을 뛰어넘은 인수가가 아시아의 야욕을 드러냈다고 봤다. 뉴욕타임스는 “직원이 100명에 불과하고 두 개의 히트작을 낸 작은 기업의 가치를 30억달러(약 3조1680억원)로 평가한 이 투자는 아시아 기업의 글로벌 게임 시장 야망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모바일 앱 분석 기업 앱애니의 버트랜드 슈밋 최고경영자(CEO)는 “누가 슈퍼셀에 15억달러(1조5000억원)나 투자하겠는가”라 반문하며 “서구에는 이렇게 할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 기업의 서방 게임 기업 M&A가 처음은 아니다 일본 디엔에이(DeNA)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엔지모코(Ngmoco)를 인수했고 텐센트는 지난해 에픽게임스(Epic Games) 지분 일부를 사들였다.

아시아 기업이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주도권을 쥐어간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소니·세가·닌텐도가 콘솔 게임 시장을 연 후 EA 등 미국 기업이 시장을 이끌어왔다”며 “이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 기업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위챗 게임센터를 오픈한 텐센트 등 중국 기업 성장세도 빠르다.

게임 비즈니스 모델 변화도 주도한다. 아시아 기업이 주로 채택한 `부분 유료화(Free to Play)` 모델이 국경을 넘어 확대됐다. 팀 머렐 디지-캐피털 창업자는 “미국과 유럽이 개념적으로 앞서갔다면 아시아 기업들은 모바일 시장의 돈을 끌어 모으는 궁극의 수완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과 한국 단 두 나라가 구글 플레이 모바일 앱 스토어 매출의 62%를 차지했다. 미국은 단지 15%에 불과했다. 지배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디지-캐피털은 올해 모바일 게임 사업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 아시아의 점유율이 2016년이면 3분의 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아시아 기업의 강세 요인으로 중국 정부의 콘솔 금지 정책과 아시아 도시의 교통 환경을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게임 콘솔 판매를 2000년 금지한 이후 많은 중국 게이머들이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을 애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도쿄나 서울의 지하철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고 전했다.

서구 엔진은 그 열기가 꺼졌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일본의 한 기술 분야 애널리스트는 “도이치텔레콤이나 버라이즌이 핀란드의 작은 게임 기업 절반 지분을 사는데 15억달러를 쓴다면 주주들이 그들을 학살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주주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