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의 780억원 규모 일반 전방소초(GOP) 경계과학화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이 또 다시 `특정업체 몰아주기`라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제안업체가 특정업체에게 평가상 혜택을 준다며 법적소송까지 진행됐다. 결국 두 업체 모두 성능평가에서 기준 미달로 탈락, 올해 초 재발주 된 사업이다. 지난해 10월 북한 병사가 강원도 고성군 철책을 넘어 귀순한 일명 `노크귀순` 사건 후 정부가 GOP 경계태세를 강화하겠다며 사업추진에 나섰지만 여전히 첫 삽도 뜨지 못하고 논란만 되고 있다.
1일 군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육군본부 시험평가단은 중서부지역 GOP 경계과학화 사업에 제안한 3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를 방사청에 통보했다. 시험평가단 평가 결과 에스원·LG CNS·현대BS&C 등 3개 사 중 에스원만이 성능평가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업에 군은 GOP 감시시스템의 탐지율 90% 이상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다른 제안업체들은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외부 환경에 노출된 철책에 설치하는 장비이기 때문에 통상 여름·가을·겨울 등 3계절 동안 성능평가를 진행하는 데 이번에는 8월 시작해 11월까지 3개월밖에 진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에스원이 경기도 연천(육군 5사단)에 시범사업으로 설치한 관망형 장비가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서 균열이 생기고 오경보 사례가 발생됐다. 제안업체 한 관계자는 “혹한기를 거치지 않고 서둘러 성능평가를 완료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평가절차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제안업체 관계자는 “성능평가 이전에 업체와 군 시험평가단 간에 협의로 평가 운영지침을 마련, 시행했는데 지침을 따르지 않아 여러 차례 공문을 발송했지만 이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업체는 성능평가 당시 사전에 여러 상황에 맞게 센서 경보음이 울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정했는데, 시험평가단으로 장비를 이관한 후에는 설정된 값이 모두 삭제됐다는 주장이다. 이후 설정된 값이 삭제된 배경을 묻는 공문 발송에 군은 응답하지 않았다. 평가가 완료된 상태에서도 제안업체에게 평가결과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업에 대해 일각에서는 에스원을 사업자로 선정하기 위해 재추진 된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에스원은 지난해 초 발주된 1차사업에도 제안해 SK C&C와 사업자 선정을 놓고 경쟁했다. 당시 SK C&C는 사업자 선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사업자 선정 절차 중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차 사업의 작전성능요구(ROC) 기준에서 탐지율이 99%에서 90%로 완화됐는데, 이는 에스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가를 진행한 육군본부 시험평가단은 전문성과 투명성을 갖고 적법하게 평가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김영교 육군본부 시험평가단장(육군 준장)은 “구매를 위한 성능평가를 하면 항상 탈락한 업체들로부터 문제제기가 있기 마련”이라며 “아직 사업자 선정에 대한 최종 결정이 이뤄진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단장은 “시험평가단은 국방부, 기무사령부, 감사원 등으로부터 수시로 감사를 받기 때문에 투명하지 않게 일을 처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서부 GOP 경계과학화 사업의 제안업체 평가 결과는 현재 방사청에 이관된 상태다. 방사청은 이르면 내달 초 최종판정회의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GOP경계과학화시스템=휴전선 최전방 감시초소인 GOP지역의 주간과 야간 경계근무 보강을 위한 경계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감시·감지·통제·지원 및 부수장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GOP 경계과학화 사업 추진 현황
자료:방위사업청·육군본부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