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빛을 활용해 연료를 생성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형우 전남대 교수 연구팀과 압돈 페나-프란체슈 미시간대 교수 연구팀이 빛으로 연료를 생성·방출할 수 있는 연료 저장 분자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율 구동하는 마이크로 로봇 기술을 선보였다고 3일 밝혔다.
마이크로 및 소프트 로봇은 체내 약물 전달, 환경 모니터링, 정밀 제조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로봇 크기가 마이크로 수준으로 작아질수록 기존 배터리나 전기적 구동 장치를 적용하기 어렵고, 외부 에너지 공급이나 연료에 의존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로봇 구조체 자체가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시 방출하는 '내재 에너지(embodied energy)' 개념에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빛을 이용해 연료를 생성하는 광화학 기반 연료 운반 분자를 설계했다.
해당 분자는 물에서 표면장력 차이를 유도하는 연료 물질인 헥사플루오로이소프로판올(HFIP)을 자외선에 반응하는 오르토-니트로벤질(ONB) 유도체와 결합한 구조로 설계했다. 연료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면서도 필요시 자외선 조사에 의해 분자가 광분해 돼 현장에서 연료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
방출된 연료는 물과 표면장력 차이에 의해 마랑고니 흐름(액체 표면장력 차이 발생을 따라 유체가 이동하는 현상)을 형성해 액체 내에서 입자의 이동을 유도하는 마이크로 펌프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이용해 고분자 복합체 필름을 형성하거나 코팅함으로써 빛 켜짐·꺼짐에 따라 로봇 구동을 제어하고, 자기장을 통해 이동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이크로 로봇 구동 방식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형우 교수는 “해당 기술은 마이크로 로봇뿐만 아니라 능동 소재, 미세유체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며 “향후 근적외선 기반 시스템으로 확장하면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컬 R&D 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2월 28일 게재, 표지로 선정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