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P 파운드리 물량 TSMC로...수혜보는 국내 장비 업체도 있다

애플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공급처를 삼성전자에서 TSMC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국내 장비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협력사는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에 일부 국내 장비 업체들은 대만 후공정 업체 투자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PIL·ASE 등 반도체 후공정 업체는 최근 한미반도체·이오테크닉스 등 국내 장비 업체와 장비 구매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미반도체는 기존 주력 장비인 반도체 패키징 절단 및 적재장치(S&P)뿐 아니라 모바일 AP 패키징에 쓰이는 플립칩본더 장비를 대만 업체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플립칩본더는 현재 네덜란드 데이터콘이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만 후공정 업체들은 데이터콘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반도체 장비 구매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반도체는 대만 후공정 투자 수혜에 힘입어 내년 19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반도체 레이저 마커 1위 기업인 이오테크닉스도 대만 후공정 업체의 투자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에도 대만 후공정 업체에 레이저 마커를 공급한 적이 있어 내년 수주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반도체 풀컷 장비 등 신규 매출도 기대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한미반도체와 이오테크닉스는 애플 파운드리 물량이 삼성에서 TSMC로 빠지면서 수혜를 보는 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대만 후공정 업체 투자와 맞물려 신규 사업 매출이 본격화되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