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D) 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 총기류가 더 이상 유통될 수 없을 전망이다. 4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의회 하원은 전체 회의를 열어 `비탐지무기 제한법`을 10년간 연장하는 법안을 처리했다.

하원은 이례적으로 스티브 이스라엘, 하워드 코블 의원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을 구두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달 9일부터 10년간 3D 프린팅 총기류 유통이 금지된다.
지난 1998년 제정된 이 법은 금속탐지기가 감지할 수 없는 양의 금속을 포함한 무기의 제조, 유통을 금지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후 두 차례 연장됐으나 소멸시효 규정에 따라 오는 9일 효력이 중단된다. 이 법이 만들어질 당시 플라스틱 총기는 이론상으로만 가능했지만 최근 3D 프린터로 총기 부품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법적 공백을 막기 위해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법이 소멸되면 누구나 손쉽게 총을 만들어 공항, 정부기관, 학교 등에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된다.
플라스틱 총의 효력은 충분한 살상력을 가진 것으로 판명됐다. 최근 미국 연방 주류 담배 화기단속국(이하 ATF)은 3D 프린터로 만든 총 `리버레이터`를 시험한 결과 상당한 파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ATF 관계자는 “리버레이터가 인간의 두개골을 관통할 만큼의 큰 파괴력을 보여줬다”며 “치명적인 살상 무기의 힘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일부 총기 규제론자는 플라스틱 총기 등에 영구적인 규제를 주장하고 있으나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민주당은 공화당이 제안한 10년 연장안을 받아들였다.
이스라엘 의원은 “법안을 9일 이전까지 처리할 충분한 동력은 있지만, 규제를 현대화할 시간은 충분히 없다”고 일단 만족감을 표시했다. 상원도 추수감사절 휴회를 마치고 오는 9일 복귀하자마자 이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미국총기협회(NRA)를 비롯한 총기규제 반대론자는 규제 수위가 높아지는 것에는 반대했으나 연장안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총기소유자협회(GOA)는 이 법이 연장돼도 범죄자가 3D 프린터로 플라스틱 총기를 만드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른 방식의 접근을 촉구했다.
3D프린터는 총기류 외에도 심장이나 인공 기관지 등을 만들어 이식하는 의료적 접근이 진행되고 있어 기존 법제도와 다양한 충돌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