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심상치 않다. 세계 현대사에 전무후무한 3대 세습체제를 구축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최근 반대파를 잇따라 숙청하면서 권력 장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올해에만 무려 40여명을 공개 처형했다. 내부 불만을 억제하기 위한 본보기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독재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은 연일 위협 발언을 쏟아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여느 때보다 자녀의 안보의식이 강조되는 시기다. 하지만 지난해 안전행정부가 진행한 `국민 안보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가운데 6명은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언론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고교생 응답자 70%가량이 6·25를 `북침`이라고 답했다. 이번 주말에는 민족상잔의 비극이 스며든 현장을 찾아 자녀에게 `그날의 진실`을 알려주자.

자료:포털 캡처
◇판문점
판문점은 1953년 7월 27일 진행된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북쪽은 북한이, 남쪽은 국제연합(UN)이 각각 관할하는 특수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정전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 회의가 개최된다. 실제로 정전협정을 조인한 곳은 개성 방향으로 약 1㎞ 떨어진 지점이지만 양 군정위가 군사분계선 위에 공동경비구역(JSA)을 설정하면서 판문점이 생겼다. 우리나라 행정구역 상 지명은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다.
만 10세 이상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정원 승인 하에 판문점을 견학할 수 있다. 최소 30명 이상 최대 45명 이하 단체로 접수할 수 있으며, 방문 희망일 60일 이전에 국정원 홈페이지(nis.go.kr)에서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견학 시에는 청바지, 작업복, 티셔츠, 반바지 등 노출이 심한 복장과 주류 반입이 금지되며 신분증을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 방문 시간을 10분 이상 지연하면 견학 일정이 취소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정원은 오전 9시 45분, 낮 1시 15분, 오후 3시 15분 등 방문 시각에 따라 하루 세 번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970년대 북한이 기습 남침을 감행하기 위해 휴전선 비무장지대 지하에 뚫은 `제 3땅굴`, 개성시와 송악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도라전망대`, 국정원이 운영하는 `안보전시관`, 서울·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도라산역`, 민족 분단의 비극을 나타내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한군이 유엔군을 기습 공격해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한 `도끼만행사건 현장` 등으로 구성됐다.

자료:공주세광교회
◇통일전망대
지난 1983년 강원도 고성군 최북단에 세워진 통일전망대는 연간 100만명을 웃도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살아있는 통일안보교육 체험장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금강산 1만2000봉, 바다 위 금강이라고 불리는 해금강 등 동해안이 지닌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통일전망대 아래 위치한 통일안보공원 안내소에서 인적사항, 차량번호, 인원 등을 기재한 출입신청서를 제출하면 8분가량 안보교육을 진행한다. 30분마다 출입 희망 인원을 동시에 출발시키며 개별 출발은 금지된다. 우리나라 최북단 마을 명파리를 지나 민통선 검문소에서 차량출입증을 교부 받으면 통일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통일전망대는 동족 상잔의 비극을 교훈으로 삼아 민족 화합과 평화 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6·25전쟁 체험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자녀는 물론이고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부모도 사진, 영상, 자료, 유물 등으로 6·25 당시 참상을 현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다.
전쟁체험실은 야간전투, 야전막사 등 6·25 전쟁 상황을 멀티미디어 음향으로 재현했다. 전사자유해발굴실에서는 우리 군이 진행하고 있는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알아보는 한편으로 발굴된 유품·유골 등을 견학하며 전쟁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전쟁에 참여한 16개국 유엔군 정보를 제공하는 유엔국 참전국실, 1950년 당시 남북한 전투력, 전투장비 등을 전시한 6·25 전쟁자료실, 영상물로 민족상잔의 비극을 체험하는 영상체험실 등이 마련됐다. 이외에도 사진으로 보는 6·25, 동해안 주요 전투를 다룬 기획전시실, 병영체험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자료:전쟁기념관
◇전쟁기념관
서울 용산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에서도 6·25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관람객이 전쟁기념관은 전쟁 발발 배경과 경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두 곳의 6·25 전쟁실을 운영한다. 당시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운 북한이 기습 남침을 자행해 38선이 붕괴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은 각각 남·북한 정부수립 및 창설과정, 복장·전투장비 비교, 개전초기 지상전투, 해·공군전투, 스미스부대 참전, 의료지원, 학도병·유격대 활동 등으로 구분했다. 전쟁 관련 보도 기사 등 문서, 모형, 영상, 장비 등을 전시한다.
관람객이 전쟁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최신 체험 학습 시설도 준비됐다. 국군과 유엔군이 전쟁 초기 수세에서 벗어나 대대적 반격을 시작한 계기인 인천상륙작전에는 4D 체험기를 활용해 참전할 수 있다. 우리 공군이 지난 2005년부터 실전에 배치한 F-15K 전투기 3D 체험기는 실제로 탑승한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제공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