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를 제공하면 인터넷 이용료를 깎아주는 상품이 등장했다.
12일 미국 통신사 AT&T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300Mbps 속도의 고속 인터넷 `기가파워(GigaPower)` 서비스를 공개하고 웹 이용 정보 제공 사용자에게 요금을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국가안보국(NSA) 개인정보 수집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미 최대 통신사인 AT&T의 시도에 많은 외신이 거부 반응을 보였다.
AT&T는 `AT&T 인터넷 선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인터넷 선호 옵션을 선택하고 웹 브라우저 방문·검색 이력과 머문 시간 등을 제공하면 인터넷 요금 29달러(약 3만원)를 깎아준다. 본래 월 이용료는 99달러(약 10만4000원)인데 70달러(장비·설치비용 추가)만 내면 된다.
플레처 쿡 AT&T 대변인은 “사용자 인터넷 웹 브라우저 활동 이력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와 광고를 제공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안내 페이지에 따르면 사용자가 어떤 쇼핑몰에서 새 가전을 검색할 경우 다른 유통사도 유사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온라인 광고나 이메일 등으로 보여준다.
AT&T 상품에 외신 반응은 차갑다.
포브스는 AT&T 인터넷 선호 프로그램이 `AT&T 인터넷 추적(Tracking) 선호`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이라 비꼬았다. `고맙지만 사양하겠다(No thanks)` 기사 제목을 쓴 벤처비트도 “30달러를 아끼는 것이 온라인 사생활 정보를 지키는 것보다 정말 더 중요한가”라 반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AT&T가 오스틴 주민의 개인 인터넷 정보 가치가 연 350달러(약 36만원)로 추산했다”며 기기를 쓰지 않을 때 광고를 보여주고 보조금을 주는 아마존의 킨들과 비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보다) 훨씬 심각한 일”이라며 “검색 데이터를 포함한 여러 정보가 당신의 사생활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와이파이 구역 내의 배우자와 아이, 손님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T&T가 제공하는 기가파워 인터넷 서비스 속도는 내년 초 1Gbps로 업그레이드된다. 앞서 구글도 오스틴 지역에서 내년부터 `구글파이버`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