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내년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 `안정`을 키워드로 한 다소 보수적인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하는 한편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 위원장도 모두 유임했다. CEO 교체는 SKC와 SK케미칼 등 일부 계열사만 이뤄졌다. 다만 SK그룹 인수 후 2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43명을 대거 승진시켰다. 이는 회장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대대적 변화보다 안정과 관리를 중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12일 박장석 SKC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CEO 6명을 비롯해 총 141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SK그룹 내 최고 성과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부사장 1명과 전무 3명, 상무 30명 등 43명이 승진, 계열사 중 최다 승진자를 배출했다.
정기봉 SKC 화학사업부문장과 김철 SK케미칼 수지사업본부장은 각각 SKC 사장과 SK케미칼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정근 SK가스 가스사업부문장도 SK가스 사장에 임명됐다.
이와 함께 이기화 SK에너지 마케팅본부장이 SK루브리컨츠 사장으로, 김신 전 현대증권 사장이 SK증권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는 해당 분야 전문가를 발탁함으로써 당장의 변화보다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내실을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SK그룹은 신규 선임 100명을 포함한 이번 승진 인사 규모가 예년 수준을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이날 승진 인사 배경으로 이공계 중시와 세대교체를 손꼽았다.
SK그룹은 “신규 선임 임원 100명 중 63%가 이공계 전공자로, 예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며 “기술 중심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1970년대생 임원을 비롯, 신규 선임 임원의 약 25%가 입사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며 세대교체가 지속되고 있음도 분명히 했다.
SK그룹은 앞으로도 젊은 인재가 성장의 기회를 갖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 같은 기조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지난 10월 `위기 속 안정과 성장 추진`을 2014년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따로 또 같이 3.0` 체제의 안정화를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 위원장 유임을 결정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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