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안정과 세대교체에 초점…성과주의·기술중심주의도 유지

SK그룹 정기인사 기조는 `안정`으로 요약된다.

파격이 아닌 `안정`이라는 기조아래 성과주의 원칙을 적용, 발탁 인사 등을 통한 세대교체도 뚜렷했다.

SK그룹이 12일 발표한 2014년 정기인사는 회장 부재가 지속되고 국내외 경기전망도 불투명한 만큼 당장의 변화를 꾀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 변화를 최소화한 이유다.

박장석 SKC 사장이 부회장으로, 정기봉 화학사업부문장이 SKC 사장으로 승진·임명하고 SK케미칼, SK루브리컨츠, SK가스, SK증권 등 일부 계열사 CEO를 새롭게 교체하는 수준에서 CEO 인사를 일단락했다.

이문석 SK케미칼 사장이 그룹의 동방성장 강화 전략에 따라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제외하고, 새로 임명된 CEO 대부분은 내부 승진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발탁을 통해 세대 교체를 단행하는 동시에 기존 본원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다지기 위한 위한 포석이다. 변화에 따른 불안요소도 최소화했다.

최고경영진뿐만 아니라 임원 인사에서도 세대교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전체 승진자 141명 중 신규 임원이 100명다.

SK그룹은 신규 선임 임원의 약 25%가 입사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1970년대생도 3명이 포함됐다.

하지만 SK그룹은 성과에 대한 책임과 보상이라는 성과주의 원칙에 대한 기조를 재확인했다.

SKC를 글로벌첨단소재기업으로 도약시킨 박장석 SKC 사장의 부회장 승진을 비롯 계열사 중 최다 승진자를 배출한 SK하이닉스가 대표 사례다.

반면,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SK네트웍스와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4년 인사에서 승진자를 한 명도 내지 못했다.

이공계 전공자가 신규 임원의 63%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차세대 선도 기술개발을 경영의 핵심과제로 삼아 미래 시장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SK그룹은 이번 인사는 계열사 자율책임경영 원칙에 따라 관계사별 이사회와 CEO 책임아래 결정됐다고 밝혔다.

사장단 인사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의 건의를 각 사 이사회가 검토한 뒤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안정화하고 정착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세대교체 등을 통해 향후 글로벌 성장의 기조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