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9년 만에 연구소장으로 가전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한다. LG 세탁기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LG 가전 신시대 개척 미션을 받았다. LG 세탁기 부흥을 함께 이끌었던 김영수 상무도 2년 만에 세탁기 개발 총책임자로 돌아왔다.
16일 LG전자에 따르면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HA) 사장은 최근 신설된 HA연구소장을 겸직한다. HA연구소는 사장단 인사와 함께 만들어진 신설조직이다. 선행기술 개발과 기기간 컨버전스 등 차세대 먹거리 발굴의 최전방에 서게 된다. 30년 넘게 세탁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만들었듯이 `가전+가전` `가전+통신` 등 새로운 제품 창조 역할을 맡는다.
조 사장은 HA연구소장으로 세탁기와 냉장고 개발도 챙긴다. 기존 세탁기·냉장고 개발을 총괄했던 세탁기·냉장고 연구소는 각각 개발담당으로 명칭을 바꾸고 조성진 사장 지휘를 받는다. 또 본부 직속 제어연구소가 제어연구담당으로 HA연구소 산하로 들어온다. 세탁기 담당은 지난 3년간 상품기획으로 자리를 옮겼던 김영수 상무가 복귀했다. 김 상무는 조성진 사장과 함께 오랜 기간 세탁기를 개발했으며, 상품기획 직전 2년간 세탁기연구소장을 맡았다. 냉장고개발과 제어연구담당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 사장의 이번 연구소장 겸직은 가전제품의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보인다. 30년 넘게 세탁기를 개발하며 글로벌 세탁기 시장을 평정했던 경험을 살려, 가전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라는 미션이다. 조 사장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대외적으로 2015년에는 LG를 글로벌 가전 1위 업체로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혀 왔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가전제품을 깊이 이해하는 조성진 사장이 직접 개발을 챙겨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주력 제품의 비전과 목표, 품질, 개발 속도를 조성진 사장이 직접 챙기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조 사장에게 더욱 큰 힘과 역할이 부여됐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1976년 LG전자 입사 후 지난해 HA사업본부장을 맡을 때까지 36년간 세탁기 부서에만 몸담았다. 모터가 직접 통을 돌리는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방식을 개발해 LG가 세탁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크게 기여했다.
【표】조성진 사장 LG전자 주요 이력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