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판매자회사의 사명 변경에 이어 국내 영업 최고 책임자들을 교체하는 등 국내 영업 `새판짜기`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의 내수 가전 유통 관행에서 탈피, 새로운 삼성식 유통채널 강화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국내 영업책임자인 한국총괄에 해외 영업에 강점을 갖춘 배경태 부사장을 임명한 데 이어, 이날 지분 100%를 보유한 판매자회사 `삼성전자판매`의 신임 대표로 홈플러스테스코 대표를 거친 이응암 대표를 선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리빙프라자(브랜드명 디지털프라자)`의 사명을 삼성전자판매로 교체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가전유통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임 한국총괄 배경태 부사장은 최근까지 구주총괄 폴란드법인장·중동총괄 등을 거치는 등 주로 글로벌 영업에서 능력을 발휘해 왔다. 삼성전자판매 수장이 된 이응암 대표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BP화학, 삼성중공업, 삼성자동차를 거쳐 홈플러스테스코의 대표 경력을 지녔다. 각각 `글로벌`과 `일반 유통`에 강점을 지닌 인물로 꼽힌다. 영업 방식에서도 글로벌 트렌드와 다른 산업의 경험이 접목·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국내 유통에서는 경험을 축적해온 내부 인사를 중용해왔다. 한국시장 경험이 없거나 외부에서 인물을 영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내수 가전유통 현장에서 업계 최고전문가로 꼽혀온 백남육 한국총괄과 옥치국 삼성전자판매 대표를 한번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유통은 연구개발(R&D)이나 신제품 개발과 달리 특유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삼성의 행보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국내 영업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리빙프라자`라는 판매자회사 이름을 `삼성전자판매`로 바꾸면서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국내 영업 책임자급 교체까지 마치면서 국내 유통조직과 시스템도 빠르게 개편될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삼성전자가 우선 내수시장의 `초격차`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글로벌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왔지만 유독 `집안`으로 꼽히는 한국시장만큼은 LG와 양분해 왔다. 상징성 있는 국내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 삼성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한 애플을 부러워해왔다. 체험형 매장을 늘리고 고객 밀착형 이벤트로 삼성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강화하는 전략도 예상된다. 최고 제품과 기술은 확보했다는 판단으로,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격(格)의 유통`도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