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담팀을 만들고 자체 기술 확보에 나섰다. 차세대 스마트기기 입력방식으로 꼽히는 음성인식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외산 의존도를 낮춰 라이선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전담팀을 중심으로 스마트TV, 스마트폰에 쓰이는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 국산화 검토에 들어갔다. 오픈소스를 이용해 자체 솔루션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S보이스` 등에 외산 음성인식 솔루션을 쓴다.
SK텔레콤은 올해 개발 인력을 충원하는 등 본격적으로 자체 음성인식 기술 확보에 나서 최근 한국어 인식 엔진 프로토타입을 확보했다.
한국어 음성을 문장 단위로 인식해 질문 의도에 맞는 자연스러운 답변을 내놓을 수 있도록 설계한 음성인식엔진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했다. 한국어 음성인식 UI/UX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자체 기술로 개발된 해당 프로토타입은 현재 음성 인식 성공률 80%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내년 상용화 시점에는 인식 성공률이 90%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해당 기술을 시각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고객센터뿐만 아니라 당사 스마트로봇 `아띠` 등에 접목할 계획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12월 초 `행복동행` 활동 추진 성과를 평가하며 “음성 인식·언어 처리 기술 등을 개발했다”며 선행형 융합사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이 자체 음성인식 기술 확보에 나선 까닭은 글로벌 기업이 제공하는 음성인식 엔진이 다국어 기반으로 제작돼 한국어 인식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음성인식 시장은 2012년 기준 39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은 42%에 달한다. 성장세에 비해 국산화는 더디다. 국내 음성인식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90% 이상 점유율을 보유했다.
음성인식 점유율 세계 1위(70%) 기업 뉘앙스는 삼성, LG와 같은 국내 대기업에서 라이선스 비용만 연간 1000억원 이상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다음 등 일부 포털에서 검색용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했지만 이를 B2B 솔루션으로 확산시키기에는 기술력이 부족하다.
솔루션 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까지 지불하며 인식률이 저조한 솔루션을 쓰는 방식으로는 서비스 진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군에서도 한국어 인식 엔진을 확보한 회사가 나타났다. 엔젠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한국어 음성인식 엔진을 기반으로 2014년 음성 데이터를 텍스트로 만들고 이를 데이터 분석까지 연결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엔젠소프트는 내비게이션, 대기업 대화형 콜센터 등에 이미 한국어 음성인식 솔루션을 공급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차상국 엔젠소프트 대표는 “음성인식 기술 특성상 언어와 대용량 데이터에 종속되므로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은 근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며 “음성인식 시장은 아직 태동기에 불과해 연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경우 높은 부가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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