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경기침체에 빠진 일본에 어려운 환경을 헤치고 기업을 일구려는 `기업가 정신`이 다시 꿈틀댄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젊은이와 스타트업이 핵심으로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과 투자 생태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일본에 인터넷과 기술 관련 수백여 인큐베이터(Incubator)와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가 출현했다. 둘 다 자금을 지원하고 각종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 안착을 돕는다. 인큐베이터는 창업 초기, 엑셀러레이터는 그 이후 성장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다르다.
사무라이 인큐베이트는 대표적 인큐베이터다. 도쿄만에 인큐베이션 시설인 `사무라이 아일랜드 스타트업`과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다. 저렴한 가격으로 사무실을 빌려준다. 1년에 2회에 걸쳐 `사무라이 벤처 서밋`을 개최해 스타트업을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 외에도 인큐베이트 펀드, 모비다 재팬, 오픈 네트워크 랩 같은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가 활동한다. 모비다 재팬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동생인 손태장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500만엔(약 5100만원)을 지원하며 다양한 유명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교류의 장을 만든다.
주요 대학도 자체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벤처 펀드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이미 자리를 잡은 기업이나 정부 부처에 취업하는 것을 성공으로 정의해온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스타트업 양산을 위한 교과 과정도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아베노믹스로 생겨난 경제 낙관론은 투자가와 기업 연계를 한층 쉽게 만들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이 `혹독한 디플레이션 악순환`에서 스스로를 구하지 못하는 무력함에 빠진 요인으로 `나약해진 기업가 정신`을 꼽는다. 소니와 도요타, 혼다 같은 세계적 기업을 양산한 일본이 이후엔 이렇다 할 기업을 배출하지 못한 것도 기업가 정신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창업 열풍에서 기업가 정신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인 생명과학 회사 유글레나코퍼레이션 이즈모 미쓰루 설립자는 “최근 창업 열풍이 일본을 다시 젊어지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 같은 스타트업이 열정을 발휘하지 않으며 일본은 생존하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은 일본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