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DA툴 지원, 새해 사용료 동결…IP 지원 사업은 축소

반도체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온 설계 툴(tool) 사용료가 새해 인상 없이 동결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삭감이 결정된 상황이어서 설계자산(IP) 지원 등 다른 사업으로 여파가 전해질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 서울 SW-SoC융합R&BD센터(이하 SoC센터·센터장 조한진)는 새해 반도체 설계자동화(EDA)툴 지원 사업 사용료를 올리지 않고 올해와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29일 밝혔다.

현 정부 들어 옛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정보통신진흥기금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되면서 센터 지원 예산안은 올해 62억원에서 내년 48억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자연스레 툴 지원 사업예산도 삭감이 예고됐다.

EDA툴은 반도체를 설계할 때 필수적으로 쓰이는 프로그램이지만 구입 비용이 적게는 수 천만원, 많게는 수 억원에 이른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회로 선폭이 미세화되고 각종 기능이 시스템온칩(SoC) 형태로 통합되면서 더욱 고가의 툴이 쓰이고 있다.

신설·성장 단계에 있는 중소기업은 구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매출 1000억원 이하인 국내 팹리스 대부분이 정부 지원을 받아 툴을 사용했다. 매출액 기준 300억원 이상 업체가 연간 5000만원, 100억원 미만 팹리스는 1000만원을 내고 사용한다.

개별 기업이 시높시스·케이던스·멘토그래픽스 등 툴 전문업체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것에 비해 많게는 30배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SoC센터는 이러한 실정을 감안해 전체적인 예산 삭감 속에서도 EDA툴 사용료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조한진 센터장은 “EDA툴이 없으면 아예 설계조차 힘들어 사용료를 동결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체 예산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다른 분야 지원은 일부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SoC센터는 EDA툴 사용료를 올리지 않는 대신 IP공동활용지원사업의 추가 IP 구입을 줄이고, 계측장비지원사업도 장비 추가 구매 대신 유지·보수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후다. 1년간은 나름의 고육책으로 지원을 이어가지만 장기적으로 예산이 줄어들면 또 다시 영세 업체에 대한 설계 툴 구입 지원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사용요금은 2배 이상 올랐다.

툴 지원을 제외한 사업 역시 중소기업이 주로 혜택을 보는 분야다. 최신식 장비와 IP 사용이 어려워지면 기술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정부는 앞으로 SoC센터가 별도 수익사업으로 재원을 마련해 툴 사용료 지원 등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 사업으로 성장한 팹리스가 100여개에 이르고 이 업체들이 나름대로 산업 한 축을 담당하는 성과를 이뤘다”며 지속적인 정부의 관심을 요구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