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잘생겼다. 앞으로 일을 예측하는 능력도 있고, 소설 `모모`처럼 시간을 멈추고 아무도 모르게 일처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 주인공 도민준은 `엄친아`를 넘어선 능력자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그가 어느 별에서 400년 전 지구로 온 외계인이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등 외계인을 다룬 작품은 수도 없이 많았다. 식상할 법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다. 판타지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는 건 과하다 싶지만 그래도 의아해졌다. 왜 외계인은 사람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그것도 훨씬 탁월한 것으로 그려질까?
외계인 대표라 할 수 있는 `ET`는 머리만 크고 팔다리는 가느다란 이상한 생김새를 가졌지만 하늘을 날고 외계와 손가락 하나로 송수신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인류가 성층권 밖 우주까지 전파를 쏘아 올린 건 채 100년이 되지 않았고 고도화된 장비를 필요로 한다. `드래곤 볼` 등장 인물도 마찬가지다. 손오공· 배지터 등 지구인에 비해 전투력이 훨씬 강한 종족은 `사이어` 혹성에서 온 사이어인이다.
`아기공룡 둘리`의 오징어 왕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작품에서 외계인은 지구인에게는 없는 초능력을 가졌거나 `맨 인 블랙`처럼 둔갑술을 선보일 수 있다.
외계인이 여러 능력을 보유한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는 아무리 판타지라고 해도 상식을 뛰어넘는 특별한 능력을 사람에게 부여하는 게 작가로서는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갈만한 이야기를 해야 문학 본연의 `감동`을 줄 수 있다. 또 하나는 실제로 지구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논밭이나 목초지 한가운데 농작물이나 풀을 자로 대고 그린 듯이 깔끔하게 그려진 미스터리 서클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영화 `사인(Sign)`은 이를 외계인이 지구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해석한다.
미확인비행물체(UFO) 역시 유사하다. 양력을 이용하지 않고 수직 상승, 낙하, 직선 주행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UFO는 인류의 기술로는 아직 실현 불가능하다. 외계 어느 행성에 고도로 발달된 문명이 있어 그런 비행 기술을 개발해내고 또 지구에까지 그 우주선을 타고 왔을 것이라는 상상은 가능하다.
중남미 마야·아즈텍 문명을 외계인이 건설했다는 주장과 외계인과 인간 접촉설도 같은 맥락이다. 기원전 수세기에 걸쳐 건설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물이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갖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보유한 존재를 염원하는 기대감도 있다.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이 천송이를 도와주듯 누군가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의 욕망을 풀어내는데 외계인만큼 좋은 소재가 없다. 그것도 잘생긴 외계인이라면 누군들 마다하지 않으랴.
외계인의 존재는 증명된 적이 없다. 그래도 우리가 외계인 존재를 추정하고 상상하는 이유는 광활한 우주, 1000억 개가 넘는 은하 중 하나인 우리 은하, 그 은하에서도 꼬리 부분에 존재하는 태양계의 작은 행성 지구에만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류가 끊임없이 우주를 탐색하고 다른 별을 관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외계인 호기심을 넘어 적극적으로 외계인을 찾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외계지적 생명체 탐색(SETI)계획이 그것이다. `코스모스`, `창백한 푸른별`의 저자인 칼 세이건 등이 주도한 `그린뱅크 회의`에서 1974년부터 전파 분석을 시작했다. 1985년부터 미국 하버드 SETI그룹은 `무한채널 외계신호분석(META)` 프로젝트를 통해 외계로부터 발생한 신호를 탐색해왔다. 한국도 지난 2009년부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이용해 `SETI코리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 1999년부터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진행한 `META2` 프로젝트 한국형 버전이다. 수신한 전파를 모아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슈퍼컴퓨터도 감당하기 어려운 대용량 데이터를 개인 PC 용량을 일정 부분 내어줘 신호분석에 필요한 컴퓨터 자원을 제공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