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영세업종까지 신규 사업 진출 논란

카드사 등 여신금융사가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상당수가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겹쳐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금융당국은 여신금융회사의 부수업무 규제방식을 개선했다. 지금까지 여신금융사는 타 금융권과 달리 △허가·등록 여전업 △팩토링 △대출업무 △직불(선불)카드 발행과 대금결제 △신용조사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업무만 할 수 있었다. 최근 이를 완화해 여신사업 외에 다양한 추가 사업도 허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규제를 완화한 금융당국은 카드사 등에 별도 사업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그런데 일부 카드사는 영세 업종으로 꼽히는 사업까지 직접 진출하겠다며 사업 인가를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신 금융사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부수업무 추가 사업계획은 10가지에 이른다.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사의 렌털업 허용 △피트니스센터 등 가맹사업 허용 △저작권과 산업재산권(특허권, 실용신안권, 의장권,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양도 및 사용권 설정 △중고자동차매매업 허용 △보험대리점 업무 허용 △마케팅 대행업무 △외국인 환자 유치 대행 △카드거래 데이터 분석 서비스 판매 △오프라인 포인트몰 카드 결제 △호텔, 공연, 전시장, 탁아시설 등 회원 전용 시설 직접 운영 등이다.

이들 사업 중 상당수는 이미 카드사가 영세 대행업자와 제휴를 맺고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속한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중고자동차매매와 공연·전시장과 호텔, 보육·탁아시설 등 회원 전용 시설을 직접 운영하겠다며 금융당국에 사업 계획을 제출했지만 거절당했다. 신한카드도 회원전용 시설 운영 사업계획안을 냈으나 역시 인가를 받지 못했다. 일부 카드사가 막강한 자금력을 활용해 영세 대리점과 렌털, 시설 장사까지 나선 형국이다.

결국 금융당국은 이들 사업계획안 대부분에 허용 불가 통보를 내리고 사업 범위를 대폭 축소해 △카드 업무 관련 교육 △직불·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 전자지급결제대행에 관한 업무 △카드 업무 관련 디자인권, 상표권에 대한 실시권 또는 사용권 설정 △업무 관련 취득 정보를 활용한 자문서비스만 부수사업으로 인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신금융사가 제시한 사업계획안 상당수가 실효성도 부족하고, 중소기업 적합 업종과 겹치는 사업이 많아 인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록 사업계획 인가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여신금융사의 사업 규제가 풀린 만큼 앞으로 신규사업 범위를 놓고 갈등이 예상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규제방식을 개선했다며 당장 신규 사업 계획안을 제출하라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사업 계획을 제출해도 여러 이유를 들어 불가하다는 통보를 하는데, 자율적으로 어떤 사업을 할 수 있겠냐”며 반발했다.



[표]여신금융사의 부수업무 사업계획

카드사 영세업종까지 신규 사업 진출 논란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