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이 지난해 976억 달러 무역 흑자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기술 국산화에 노력한 결과 일본에 소재·부품을 의존하는 현상이 상당 부분 완화된 덕분이다. 최근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올해 소재·부품 무역흑자는 1000억 달러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소재·부품 수출은 전년보다 3.8% 늘어난 2631억 달러, 수입은 1.9% 늘어난 1655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976억 달러로 전년보다 7.4% 증가했다.
소재·부품 산업이 우리나라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교역액 중 소재·부품 산업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전체 수출에서 소재·부품 산업 비중은 47%에 이른다.
소재·부품 수출은 무역흑자 달성을 가능케 한 주인공이다. 지난해 소재·부품 무역 흑자는 976억 달러로 전체 무역흑자보다 2.2배나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재·부품 무역흑자는 매년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2009년 우리나라 소재부품 무역흑자는 512억 달러에서 지난해 976억 달러로 4년만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는 세계 경기 둔화와 엔저 심화 등 대외경제 요건이 녹록치 않았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다.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은 기술 국산화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고, 미국·EU 등 거대 경제 블록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도 봤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올해 소재·부품 산업에서 수출 2750억 달러, 수입 1738억 달러, 무역흑자 1012억 달러를 각각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출구 전략, 일본 양적 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 등 등 대외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소재·부품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오는 2020년 우리나라가 소재·부품산업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