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정보유출 `책임` KB·NH 농협 경영진 줄줄이 사의

카드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KB금융그룹·KB국민은행·KB국민카드 경영진(임원) 27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NH농협카드도 손경익 사장이 자진 사퇴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20일 “그룹 임원 전원이 19일 임영록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표 제출자는 KB금융그룹 10명, KB국민카드 9명, KB국민은행은 부행장급 이상 8명이다.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도 포함됐다.

심 사장의 사표 수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 행장의 사표 수리 여부도 관심사다.

심 사장은 최근 정보유출 사태에서 국민카드가 5000만건에 달하는 정보를 유출, 가장 피해 규모가 큰 만큼 사태 수습과 별개로 사의를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은 지난해 도쿄지점 비자금 사건, 국민주택기금채권 위조·횡령 사건에 이어 정보 유출까지 겹쳐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를 제출한 국민은행 부행장은 “고객에게 면목이 없다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주말 오후 상무급을 포함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며 “워낙 사의 표명자가 많아 어디까지 일괄 수리가 될지 가늠이 안 된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사의를 표명한 임원들은 비상 체제로 전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밤샘 대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손경익 NH농협카드 사장도 이날 카드고객정보 유출 책임을 통감하고 자진 사퇴했다. 농협은행은 손 사장의 의사를 반영해 사표를 수리했다. NH농협은행은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통보와 관계없이 손경익 사장이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손경익 사장은 정보 유출 카드 3사 기자회견에서 “제 거취보다는 일단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데 주력하겠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며 사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한 바 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NH농협 지주 내에서 카드 분사장 책임론이 뒤늦게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카드에서 자체 운영하던 비상대책위원회는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이 총괄 지휘하기로 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사태를 신속하게 수습하고, 향후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정보보안 강화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후임 카드 분사장은 농협 내외부를 막론하고 사태 조기 수습과 고객신뢰 회복에 최고의 적임자인 카드 전문가를 조만간 선임할 계획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