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스마트폰 선탑재 앱도 삭제…세계 첫 가이드라인 마련

오는 4월부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이동통신사, 제조사, 구글 등이 미리 탑재한 앱을 이용자가 마음대로 삭제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출시된 스마트폰은 적용되지 않지만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는 등의 업데이트를 적용할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 미리 설치된 선탑재 앱에 대한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선탑재 앱 관련 정보를 이용자에게 공개하는 `스마트폰 앱 선탑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23일 발표했다.

선탑재 앱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것은 세계 최초다.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모델별로 50~80개의 앱이 설치돼 출시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이 판매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4는 통신사 25개, 제조사 39개, 구글 16개로 무려 80개의 앱을 선탑재한다. 이들 앱은 메모리 용량을 차지하고, 배터리 사용시간도 줄이는 불편을 야기한다. 특히 사용하지 않는 앱이라도 삭제할 수 없어 이용자 불편이 가중돼 왔다.

가이드라인은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고유 기능을 구현하거나 운용체계(OS) 설치·운용에 필요한 앱을 `필수앱`으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선택앱`으로 각각 분류한다. 이 중 선택앱은 이용자가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사는 기존에 16~25개 앱을 선탑재했으나 앞으로 고객센터, 앱 장터, 근거리 무선통신26(NFC), 와이파이 접속 4개 필수앱을 제외한 12∼21개 앱을 삭제할 수 있다. 제조사 앱 중에서는 전화, 메시지, 카메라, DMB 등 14∼18개 앱을 제외한 13∼24개 앱을 삭제할 수 있다. 구글 앱은 13∼16개의 삭제 불가능한 앱을 설치하고 있으나, 앞으로 제조사와 계약할 때 필수앱과 선택앱으로 구분한 뒤 선택앱을 지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선탑재 앱 자체를 줄이는 노력도 병행한다. 제조사는 이용률이 적은 앱을 중심으로 선탑재 앱 축소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39개에서 26개, LG전자는 38개에서 28개, 팬택은 31개에서 26개로 줄일 예정이다. 선탑재 앱은 기능별로 하나의 폴더에 모아서 선탑재 앱이 스마트폰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불편도 줄인다.

선탑재 앱 삭제 기능은 각 제조사의 생산공정 변경 작업 기간을 고려해 오는 4월 출시되는 스마트폰부터 적용한다. 다만 기존 스마트폰은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되지 않는다.

송경희 미래부 인터넷정책과장은 “기존 스마트폰 적용도 검토했으나 데이터 손실이나 부팅 오류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기술 전문가 검토 의견이 있었다”면서 “기존 앱들이 임시 저장소에 들어와 있어서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램에 저장되지 않도록 해서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