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IT, 그 다음은?](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4/01/28/525906_20140128153115_493_0001.jpg)
꼭 1년이다. 오는 30일 우리나라가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다. 이젠 좀 차분해졌다. 그 많던 취재진도, 까다롭던 러시아 과학자도 모두 떠난 외딴섬 나로도엔 적막감만 감돌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 밖이었다. 지난주 찾아 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한겨울임에도 흙먼지를 일으키는 공사 차량과 작업인부로 북적였다.
오는 2017년 시험발사에 이어 2020년 정식으로 쏘아올릴 `한국형발사체`의 시험설비 구축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말이 `설비`이지 75톤급 로켓엔진 시험동만 해도 웬만한 빌딩 10층 높이였다. 이번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의 총 예산은 약 2조원. 이 가운데 23%인 4400억원이 이 같은 토목공사에 투입된다. 거대한 발사체를 구동시킬 `브레인`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부문에도 비슷한 규모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향후 7년간 국내 SW시장에 연간 기준 500억원 규모의 우주항공 SW 특수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시장에 뛰어드는 토종 업체가 없다. 그래서 나로호 때 쓰던 항법관제 시스템을 변용하거나, 일부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서 수입한다. 나머지는 국내 SW업체에 주문 제작해 쓴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을 찾아가 읍소도 해봤다. 하지만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늘 퇴자만 맞고 돌아왔다는 게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말이다.
국내 전체 우주항공 시장은 연간 1조원 남짓. 수익만 한 해 30조원씩 챙기는 기업 입장에선 보이지도 않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의 태평성대가 언제까지 갈까.
“IT, 그 다음은 `우주`입니다.” 자신이 창업한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을 이베이에 판 돈 15억 달러로, 다시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를 차린 천재 벤처사업가이자 포춘지 선정 `올해의 기업인` 1위, 엘론 머스크의 말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