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PC 사업 매각…`다음 희생양은 TV?`

소니 전자 부문 스마트폰과 게임기, 이미지센서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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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PC 사업을 접는다. 부진에 빠진 전자 부문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더 큰 골칫덩이인 TV 사업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니혼게이자이는 소니가 투자 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즈와 PC 사업 매각 협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5일 보도했다. 일본산업파트너즈가 소니 PC 사업을 양도받을 신규 법인을 만든다. 매각 대금은 400억~500억엔(약 4257억~5321억원) 규모다.

소니, PC 사업 매각…`다음 희생양은 TV?`

소니, PC 사업 매각…`다음 희생양은 TV?`

신설 법인이 바이오 브랜드로 사업을 펼친다. 소니도 약간의 지분 투자를 검토한다. 신설 법인은 일본 내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69개국에 달하는 해외 사업도 끌고 가지만 적지 않은 지역에서 발을 뺀다. PC 사업에 근무하는 약 1000명 임직원 중 대다수는 신설 법인으로 옮긴다. 교섭이 결렬되더라도 소니는 PC 사업의 몸집을 줄여서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자회사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로 이관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와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청사진이다.

1982년 PC 사업에 진출한 소니는 1996년 `바이오(VAIO)` 브랜드를 내놨다. TV와 비디오 등 가전 중심에서 IT 분야로 영역을 넓힌 분기점이다. 바이오가 고급 PC와 노트북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면서 절정기에는 연간 870만대까지 판매했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이 늘어나면서 PC 시장이 위축됐고 소니 역시 연간 판매량이 58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3년 1~3분기 기준 소니의 세계 PC 시장 점유율은 1.9%에 불과하다. 순위로는 9위다. PC 사업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영업 적자에 빠졌다고 추정했다.

PC 사업 철수는 히라이 가즈오 사장의 결단이다. 히라이 사장은 만성 적자의 늪에 빠진 전자 부문 재건을 위해 스마트폰과 게임기, 이미지센서라는 세 가지 성장동력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은 최근 2년 동안 판매량이 두 배로 늘었다. 게임기 신제품 플레이스테이션4 역시 공전의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이미지센서는 르네사스 공장을 인수할 정도로 호조다.

이제 관심은 TV에 쏠린다. TV에 비하면 PC는 새 발의 피다. 소니 TV 사업은 9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12 회계연도 적자는 무려 696억엔(약 7425억원)에 달했다. 초고화질(UHD) TV를 앞세워 흑자 전환을 꾀한 2013 회계연도에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니혼게이자이는 소니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히라이 사장이 “TV 사업 포기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안팎의 상황은 점점 열악해지는 분위기다. 자본 시장의 압력도 거세다. 소니 대주주인 미국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무엇보다 TV 사업 구조조정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는 우선 TV 제조 인력을 대상으로 조기 퇴직 신청을 받아 고정비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PC 사업 매각으로 소니는 오는 3월로 끝나는 2013 회계연도에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고와 설비에서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TV와 디지털카메라, 2차전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니는 당초 300억엔(약 3200억원) 흑자를 목표로 제시했다.

소니 주요 사업 재편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