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플랫폼 개방의 문을 더 열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다. 개발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공개에 서비스 핵심인 친구목록이 포함돼야 한다는 요구다.
카카오는 지난달 외부 개발자를 위한 API ‘카카오 디벨로퍼스(Kakao Developers)’를 공개했다. API는 프로그램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형식이다. 카카오 디벨로퍼스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필수요소다. 카카오 디벨로퍼스는 카카오톡 간편 로그인과 프로필 연동, 사용자 관리 등을 제공한다.
문제는 친구목록은 대상에서 빠졌다는 사실이다. API 공개는 외부 개발사 편의를 높이고 연동 앱을 늘려 플랫폼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복안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평소 공언한 100만 파트너 육성 행보와도 연결되지만 제한적 공개에 개발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는 중론이다. 간편 로그인과 프로필 연동은 부가 기능이다.
서비스 운영에 도움이 되지만 성공의 핵심인 ‘소셜’이 빠져 ‘빛 좋은 개살구’란 평가다. 한 외부 개발사 대표는 “카카오 게임에서 보듯이 카카오톡의 힘은 친구목록을 활용한 소셜 기능”이라며 “현재 공개로는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활용한 서비스를 설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쉬움은 게임 이외 분야의 개발사에서 더 크다. 카카오톡 친구목록이 사실상 게임 개발사에만 열려있다. 한 라이프스타일 앱 개발사 대표는 “API 공개에서 친구목록을 제외한 건 앞으로도 게임 업체에만 혜택을 제공한다는 의미”라며 “친구목록이란 핵심을 공개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엮는 플랫폼을 표방하는 건 모순”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친구목록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임센터 기반이 약해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다른 서비스에 무료로 소셜 기능을 제공하면 게임에만 수수료를 받을 명목이 사라진다.
카카오가 플랫폼을 지향한다면 페이스북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페이스북은 오픈 API 정책으로 모든 자산을 개발사에 공개한다. 개발사는 사용자 페이스북 인맥 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든다. 페이스북은 그 대가로 다양한 사용자 정보를 얻으며 성장한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도 게임 플랫폼 사업을 하지만 카카오와는 방법이 다르다”며 “모든 자원을 오픈하고 얻은 사용자 정보로 개인 취향에 맞는 게임을 추천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가 친구목록 공개로 다양한 서비스 연결하고 이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추가 API 공개 일정도 친구목록이 포함 여부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현재는 일부 API 공개 후 서비스 연동을 테스트 중으로 확대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