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삼성맨, 삼성을 말하다

전직(Ex) 삼성전자 출신들이 한국내 최고 대우의 유혹을 뿌리치고 험난한 창업 전선에 속속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서울발로 타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모바일 적립카드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콘텐츠 서비스 벤처기업 모비두의 이윤희 대표(39)와 권혁진 이사(34).

모비두 '모바일 적립카드 도장 솔루션'은 음파기술 기반의 전자도장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적립카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모비두 '모바일 적립카드 도장 솔루션'은 음파기술 기반의 전자도장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적립카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MBA를 수료한 이 대표는 퀄컴, IBM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삼성전자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학부(매사추세츠대 경제학) 졸업 후 삼성전자에서 근무중이던 권 이사를 이 때 처음 만난 이 대표는 의기를 투합, 지난해 9월 중소기업청의 스타트업 지원을 받아 모비두를 창업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내 모바일 솔루션 센터(MSC)에 같이 근무하며, 주로 스마트폰과 TV에 탑재되는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 벤처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의 업무를 관장했다.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국내·외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열정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에서의 근무는 이들에겐 ‘고역’이었다. “갤럭시와 파브에 들어가는 e북 서비스만 해도 해당국이 40~50여개국이나 돼, 각국별 요구사항을 맞추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한 개 기능을 추가하는데만 2달 넘게 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마케팅과 디자인 등의 업무 추진시, 각 단계별로 포진해 있는 수많은 임원들을 설득시키는 것 역시 힘든 일중 하나였다”고 토로했다.

권 이사는 “삼성은 경쟁사를 지나치게 의식, 이같은 업무 프로세스는 갈수록 더 복잡·다난해지는 양상”이라며 “라이벌 관계에 있는 제품의 경우, 품질로 상대가 안 된다면 최소한 물량에서라도 압도해야 한다는 의식이 삼성 내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론 제기를 요청했지만, 삼성은 ‘노코멘트’로 일관했다고 WSJ은 덧붙혔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삼성을 비롯한 여러 파트너사와의 협력관계가 필요한 시점에 이같은 외신 기사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후폭풍을 우려했다.

모비두는 모바일 게임을 통해 사용자에게 주변 매장의 쿠폰을 전달하는 ‘모바일 게임 광고 플랫폼’과 음파기술 기반의 전자도장을 활용한 ‘모바일 적립카드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스타트업 벤처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