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사물인터넷 입는다...보쉬·GE 등 유럽·미국 공룡들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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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GE 등 유럽과 미국의 가전 공룡이 제품과 제품끼리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구글·애플 등 인터넷 기업이 주도하는 가전 혁명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사물인터넷 세탁기 `클라우드워시` 앱 화면<자료:버그>
사물인터넷 세탁기 `클라우드워시` 앱 화면<자료:버그>

9일 폴크마 데너 보쉬 회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결된 가전 세계가 오고 있다는 점에 의문이 없으며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보쉬의 도어 센서 기술이 방안의 온도와 각종 시설 제어 네트워크를 조절할 수 있는 등 정보기술(IT)과 기계적 하드웨어의 결합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구글이 홈오토메이션 기업 ‘네스트(Nest)’를 인수한 이후 가전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구글·애플이 모바일 운용체계(OS)를 스마트폰과 PC 이외 다른 네트워크로 확대하면서 가전업계 경각심도 높아졌다. 데너 회장은 “구글이 진입하려는 영역에 우리는 이미 와 있다”며 “(스마트 가전 개발에서) 누가 이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쉬는 식기세척기, 세탁기와 의료기기·자동차 부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집에 있는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원격 의료 장비회사인 ‘보쉬 헬스케어’, 지난해 세운 사물인터넷 자회사 ‘보쉬 커넥티드 디바이스 앤 솔루션’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기술을 확장 중이다.

보쉬의 경쟁사 독일 부품 업체 콘티넨털과 밴 뷰런 타운십, 미국 비스테온 등도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의 엔지니어링·자동차 등 전통 산업이 디지털·네트워크화에 앞장서 “세계 선두가 돼야 한다”고 말한 사실도 언급했다.

가전 디자인 회사가 발표한 사물인터넷 가전 콘셉트도 화제를 모았다. IT매체 와이어드는 이날 런던 디자인 회사 ‘버그(Berg)’가 공개한 사물인터넷 드럼 세탁기 ‘클라우드워시(Cloudwash)’ 시제품을 소개했다. 스마트폰 앱과 연결돼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세탁모드를 정할 수 있다. 온도와 기능 등 자주 사용하는 내용을 ‘원터치’로 작동해 매번 반복하는 설정에서 해방된다. 아마존에서 세제를 주문할 수도 있다. 와이어드는 “사용을 간단하게 하는 것이 커넥티드 가전의 미래”라고 호평했다.

이에 맞서 미국 가전업계는 연합전선에 나섰다.

지난 3월 말 미국 가전기업 GE는 IBM, AT&T, 시스코, 인텔과 가전용 사물인터넷 표준 기술을 만드는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IIC)’을 발족했다. 모든 가전 제조업체가 쓸 수 있는 개방형 표준 기술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GE는 올해 생산하는 대부분 가전과 장비에 센서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를 결합할 계획이다.

‘크락 팟(Crock Pot)’을 비롯해 요리기구·커피메이커 등 여러 소비재 생활가전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가전기업 ‘자덴(Jarden)’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제품을 곧 출시한다. 첫 제품은 스마트폰과 결합한 ‘크락 팟 스마트 슬로우 쿠커’다. 벨킨과 협력해 전기 스위치를 모니터링하고 소비전력량을 점검할 수 있는 모바일 앱도 내놓는다.

IDC에 따르면 인터넷 기술이 결합한 생활가전 시장은 2020년 8조9000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2012년 4조8000억달러의 두배에 달한다.

<사물인터넷 결합 생활가전 시장 규모 (자료:IDC)>


사물인터넷 결합 생활가전 시장 규모 (자료:IDC)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