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카드사, 고객유치보다 신뢰 회복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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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가 오는 17일 모든 영업을 재개한다. 1억여건의 고객 정보 유출로 일부 업무정지를 당한 지 3개월 만이다.

이들 카드사는 업무정지로 1000억여원의 손실을 봤으며 고객 300만여명을 잃었다. 3개월간 이자 수익, 수수료 수익 등을 고려하면 국민카드는 500억여원, 농협카드는 400억여원, 롯데카드는 300억여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당국은 내달 이들 카드사의 전·현직 최고경영자에 해임 권고 등 중징계도 내릴 방침이다. 고객 정보 부실 관리로 인한 카드사의 유·무형 피해가 이래저래 막심하다. 무엇보다 고객 수백만명이 카드사를 믿지 못하고 떠났다는 사실이 뼈아프다.

이들 카드사는 영업재개와 함께 시장점유율 탈환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시장수성을 위한 다른 카드사의 응전도 예상된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잔뜩 움츠려있던 카드업계가 다시 과열 마케팅 전쟁을 펼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카드업계가 다시 자신의 발등을 찍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따지고 보면 사상초유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도 고객확보 경쟁에만 혈안이 되면서 빚어진 결과다. 카드 발행을 남발하면서도 고객 정보관리를 소홀히 하다 보니 곳곳이 지뢰밭이 됐다.

카드업계는 마케팅 경쟁에 앞서 소비자의 불신이 갈수록 더 깊어지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당시 카드사와 금융당국이 2차 개인정보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신감이 더욱 팽배하다. 이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을 지경이다.

카드업계는 고객 확보 경쟁보다 신뢰 회복을 위한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중, 삼중의 정보보호 시스템을 갖추고, 실행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보보호 인력을 보강하고, 모니터링 등 상시 감시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또다시 터진다면 해당 회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공멸로 간다. 길게 보면 카드사 최고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