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유료방송업계가 콘텐츠 사용료를 놓고 다시 격돌했다. 오버 더 톱(OTT) 등 차세대 방송 플랫폼 시장이 속속 개화하고, 브라질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다가오면서 콘텐츠 사용료를 둘러싼 양 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는 최근 구글 크롬캐스트에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방송 콘텐츠를 공급하는 SK플래닛 ‘호핀’에 지상파 콘텐츠를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SK플래닛이 지상파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는 푹TV에 사전 양해를 구하거나 별도 협의를 거치지 않고 호핀을 통해 무단으로 구글코리아에 지상파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지상파에) 사전 양해 없이 무단으로 지상파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은 콘텐츠로 수익 사업을 진행하는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상파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호핀은 별도 콘텐츠 수입이 아니라 크롬캐스트를 TV에 연결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기술적 부분을 서비스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지상파 3사와 콘텐츠 공급에 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CJ헬로비전은 N스크린 서비스 ‘티빙’ 기능 가운데 실시간 지상파 채널을 제외한 방송 서비스를 크롬캐스트에 공급한다.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둘러싼 콘텐츠 사용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고려해 향후 서비스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는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명시한 네거티브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며 “크롬캐스트 등에 무단으로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가진 콘텐츠 판권 등을 다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시청자는 지상파 콘텐츠를 보기 위해 모든 플랫폼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브라질 월드컵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상파 방송의 무료 보편성 논란도 확대되고 있다.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지상파가 유료방송사업자와 월드컵 콘텐츠 사용료 협의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업계는 월드컵이 국민적 관심사인 것은 물론이고 이미 채널 사용료에 해당하는 가입자 당 재전송료(CPS)를 지상파에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월드컵 콘텐츠 비용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상파는 유료방송사업자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지상파 월드컵 콘텐츠를 사용하는 만큼 재전송, VoD 등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 범위 밖이라는 해석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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