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삼성SDS 이관설 일파만파…성사땐 10조원대 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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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네트워크사업부를 삼성SDS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삼성SNS를 합병한 삼성SDS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까지 병합하면 장비 개발부터 생산, 구축, 유지보수까지 일원화하는 체계를 갖춘다. 통신·네트워크를 핵심으로 한 연매출 10조원 이상의 정보기술(IT) 전문기업이 탄생한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삼성SDS 몸집 불리기가 가속화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를 삼성SDS로 이관하기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파견 등을 통한 조직 통합은 연말까지, 법률적 절차 마무리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됐다. 삼성SNS 통합에 1년 이상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이미 지난해부터 준비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오래 전부터 하드웨어 위주인 네트워크 사업을 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며 “삼성전자 고위 임원과 협력사 관계자들도 사업부 이관을 단순한 검토 차원이 아닌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를 흡수하면 전체 매출 규모는 10조원 이상으로 커진다. 지난해 삼성SDS 매출은 약 7조원,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은 3조5000억원가량이다. 두 회사의 올해 목표 매출액이 각각 8조8000억원, 5조원이기 때문에 전체 매출 규모는 1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인원은 2만명까지 증가한다.

삼성SNS는 기지국 등 통신장비 구축과 유지보수 전문업체다. 삼성SDS가 장비 연구와 개발, 제조를 책임지는 네트워크사업부까지 통합하면 토털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스프린트를 비롯한 해외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관설에 따른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 특별한 동요 분위기는 일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삼성SNS 통합 때 이관 소문이 한 차례 나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랩장(부장급)과 파트장(고참 과장)급까지 이관설이 확산되면서 다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임금과 복지 체계가 달라 연초 성과급인 프라핏 셰어링(PS), 프라핏 인센티브(PI) 등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이런 반발을 고려해 SDS로 가는 조건으로 직원당 수천만원을 위로금조로 지급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도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삼성전자 내부 노사협의회인 ‘한가족협의회’와 협의를 거쳐야 하고 수원 생산시설 이슈도 있어 이관이 쉽게 진행되지는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삼성SNS 합병 얘기가 처음 나온 이후 6개월 만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것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이관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내다봤다.

통신장비 업계는 삼성SDS의 변화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글로벌 장비업체 임원은 “국내 업체로서 서비스가 한층 탄탄해지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이미 삼성SDS가 삼성전자 통신장비 공급을 담당하고 있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삼성SDS의 네트워크사업부 인수를 이미 오래 전에 만들어진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2010년 삼성네트웍스에 이어 지난해 삼성SNS, 이후 네트워크사업부 인수로 역량을 강화하는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삼성SDS 상장, 삼성그룹 구조개편과 맞물려 물밑에서 진행되던 네트워크사업부 인수 작업이 수면 위로 부각됐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삼성SDS의 상장을 앞두고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주가 상승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SDS가 자회사인 오픈타이드도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업계에 퍼지고 있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여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시 예상되는 수조원의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관계자는 네트워크 사업부 이관설에 대해 “확인 결과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