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가 뒷이야기]휴직자 넘쳐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발광다이오드(LED) 업계에서는 시장조사가 ‘갑’

요즘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업계는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들과 친분(?)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들은 시장 현 주소와 시장 전망 등을 보고서로 만들어 내놓습니다. 물론 이 보고서는 유료입니다. 때문에 시장조사 업체엔 조사 대상 업체들이 주요 고객으로, 사실상 이들과 ‘갑을’ 관계입니다. 하지만 LED 업계에선 좀 상황이 좀 다릅니다. LED는 이제 막 시장이 열리는 신시장입니다. 업체들이 너도나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매분기, 매년마다 시장조사 업체가 발표하는 매출 순위나 시장 점유율 자료가 이들 기업엔 매우 중요한 사업 변수로 작용한다네요. 데이터 하나하나에 예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조사 업체들의 매출 산정 기준에 따라 업계 순위는 엎치락 뒤치락합니다. 국내 업체들이 확고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해 이러한 고민 없이 사업에 매진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휴직자 넘쳐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장비업체 A사는 최근 휴직자 신청을 받았습니다.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투자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구조조정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하고 싶지 않아 고민 끝에 ‘휴직’이라는 대안을 생각해 낸 것입니다. 한 때는 인력이 모자라 충원하느라 전전긍긍했는데 말입니다. 휴직을 한다면 당장 월급 걱정을 해야하지만 그래도 A사 직원들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비 업체들 주가가 추락하는 것만 봐도 업계가 얼마나 어려운지 공감하고 있어서입니다. 불황이 언제 끝날지 알수 없으니 구조조정을 한다는 업체들 소식도 종종 들립니다. 하지만 기술력이 필요한 장비 업계가 사람을 포기한다면 미래까지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미래를 위해 고통을 조금씩 분담하더라도 다 같이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외부에는 자숙, 사내에서는 막말 행보

외국계 반도체 업체 지사장 B씨는 언론 만나기를 유독 기피하고 있습니다. 모 언론사의 기자와 식사 도중에 나온 얘기가 기사화되면서 본사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직속 상사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사업부에서도 항의가 빗발쳤다는데요. 그 이후로는 자숙하고 있다고요. 그런데 B씨는 이전에도 누구를 만나든 상관없이 지나치게 거침없는 발언과 행동으로 무리수를 빚는 사례가 더러 있었답니다. 그래도 본사에서 알 턱이 없으니 B씨의 행보는 멈출 길이 없었다네요. 가끔 도를 넘어설 때에도 아랫 사람들만 힘들 수밖에요. 지사장님, 이왕 자숙하는 김에 사내에서도 ‘멋진 상사’로 거듭나는 건 어떨지요.

○…어느 새 큰손이 된 중국 스마트폰 업체

국내 소재부품 업체가 중국에 공장을 세운다고 하면 극진한 대접을 받던 시절이 있었죠. 공장 준공식에는 지방 당서기까지 나와서 축하 인사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옛 이야기죠. 해외 투자가 워낙 몰리다 보니 중국 정부는 오히려 투자를 가려 받을 지경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소재부품 업체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만나면 상당히 좋은 대접을 받았습니다. 구매부장뿐 아니라 임원을 직접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거래하려는 우리 소재부품 업체가 늘면서 임원은 커녕 실무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화무십일홍, 일장춘몽이라는 말이 참 와 닿는 요즘입니다.

매주 금요일, ‘소재부품가 뒷이야기’를 통해 소재부품가 인사들의 현황부터 화제가 되는 사건의 배경까지 속속들이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