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는 이제 모든 분야에서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국방·공공·금융·제조·의료·서비스 등 전 영역에서 SW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비중이 높아지는 SW 영역을 우리 기술로 만드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해당 산업의 국가 경쟁력이 좌우되기도 한다. 각 영역에서 정부는 물론이고 민간 기업까지도 해당 SW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국방·공공, SW로 국가 경쟁력 높여
대표적인 분야는 국방이다. 오늘날 전쟁이 전투기·유도무기·탱크 등 무기체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움직이는 네트워크중심전(NCW)으로 변하면서 무기체계 SW의 중요성은 매우 높아졌다.
전투기에 적용되는 SW 비중은 과거 30~40%에서 최신 전투기는 90%를 넘어섰다. 전투기의 모든 움직임이 SW로 움직인다. 전투기 운용체계(OS)뿐 아니라 수십, 수백가지의 SW가 탑재돼 있다. 핵심 SW는 수백억원에 이른다. 기술이전에서 제외대상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군도 몇 년 전부터 무기체계 SW 국산화에 적극 나섰다. 이미 기능 구현을 위한 SW는 상당부분 국산화 했다. 그러나 아직 핵심 SW인 무기체계 OS 등은 100% 외산에 의존하는 형태다. 무기체계 SW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지만, 테스트 환경 등이 열악해 한계가 많다.
군 관계자는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SW 역량이 국가 군사력을 좌우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네트워크가 핵심인 미래전에서는 SW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분야도 대표적이다. UN 평가 전자정부 연속 3회 1위 달성도 우리나라의 높은 SW 역랑 때문에 가능했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전자정부 서비스는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대민·행정 서비스 등 정부시스템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수준 높은 SW 기술이 적용돼 있다.
◇금융·제조, SW로 가치창출
또 하나의 분야는 금융분야다.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도입된 금융회사의 정보시스템은 세계적인 금융SW 기술을 갖추게 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매우 보기 드물게 실시간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지역과 은행에 상관없이 금융거래를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나라는 극히 드물다. 첨단 금융 정보시스템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적시에 출시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다.
금융 보안사고 발생 후 첨단 보안체계도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금융SW기업과 금융보안 기업들이 육성됐다. 금융회사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이미 상당수 금융회사와 금융IT 기업들은 해외에 진출,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이제 SW가 핵심인 금융정보시스템에 따라 결정된다”며 “상당수 금융회사가 수백, 수천억원을 들여 차세대시스템을 진행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제조업계도 SW가 핵심이다. 세계적인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SW핵심조직이 존재한다. SW조직인 단말기에 적용되는 최신 SW기술을 연구, 만들어 낸다.
제조 기업의 생산 효율화를 위한 SW도 곳곳에서 적용된다. 공급망관리(SCM)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기존 공급체계를 효율화 해 경쟁력을 높인다. 과거 현대자동차가 북미 시장에서 도요타를 앞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SCM 체계를 마련, 적시에 상품을 출시해 판매를 극대화 할 수 있었다. 생산자동화(MES) 솔루션도 핵심이다.
◇의료·서비스, SW 상상 이상을 구현
SW의 가치창출은 의료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첨단 IT기반으로 구현된 의료정보시스템은 해외 각국의 모델로 여겨진다. 이미 분당서울대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보건의료를 혁신시키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보시스템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립 어린이병원에 적용 중이다. 향후 군 병원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외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의 정보시스템에 대한 해외 관심이 매우 높다. SW 기반으로 구현된 삼성서울병원의 아바타 치료시스템도 해외 수출될 예정이다. 의료SW 업체들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류·유통 등 서비스 업계에서도 SW 기반의 가치창출이 한참이다. 모바일 기반의 판매가 대표적이다. 모바일을 통한 상품 출시와 판매, 배송 등이 손쉽게 이뤄진다. 물류업계에서는 화주의 화물이 언제 어디를 가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 서비스 하고 있다. 서비스업계 관계자는 “SW가 서비스업계에 적용되면서 과거 상상도 못하던 것이 현실화 됐다”며 “일주일만에 제품 생산과 출시가 가능한 패스트 패션도 결국 SW기술이 만들어 낸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