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포렌식 시장 외산 점령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다국적 보안 기업이 국내 디지털 포렌식 솔루션 시장을 장악했다. 급성장하는 시장에 국내 기업의 대응이 느려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포렌식 시장에 가이던스소프트웨어·비아포렌식스·HB게리 등 외산 기업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저장매체나 인터넷에 남아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디지털 포렌식 수사가 증가했다. 수사기관에 한정됐던 디지털 포렌식 솔루션 시장은 최근 민간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각종 전자거래 사고 발생시 금융기관이 디지털 증거를 입증해야 해 내년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두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올해 디지털 포렌식 시장은 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김종광 인섹시큐리티 대표는 “PC와 서버, 네트워크 디지털 포렌식 시장은 외산 기업 점유율이 95%를 넘는다”며 “포렌식 솔루션 자체가 낯설긴 하지만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가장 많이 쓰는 곳은 대검찰청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조달청 나라장터 구매공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8월 말부터 한 달 반 동안 총 64억원어치 디지털 모바일 포렌식 장비를 구입했다.

이는 2012년부터 2014년 6월까지 약 2년 반 사이 대검찰청이 발주해 구매한 11억원의 다섯 배에 달하는 수치다. 과거부터 최근까지 구입한 장비 대부분이 외국산이다. 마땅한 국산 솔루션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내 굴지 대기업도 앞다퉈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했다. 정보유출 사고시 내부 감사를 통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데 디지털 포렌식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활용하면 내부통제가 가능하고 주기적인 정보감사로 효율적인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다. 대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외부 기관 수사에 대비해 안티 포렌식도 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수사에 대응해 완벽하게 디지털 증거를 삭제하는데 포렌식 장비가 필수다.

이상진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장(고려대 교수)은 “국내 보안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없어 디지털 포렌식 기술 대응에 느리다”며 “그나마 스마트폰에서 증거를 찾는 모바일 포렌식 쪽에 몇몇 기업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