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TV 전쟁 화두로 퀀텀닷 급부상...삼성·LG 출시 채비에 중국·일본업체도 가세

내년 TV 전쟁 화두로 ‘퀀텀닷(양자점·QD)’이 급부상했다.

세계 1, 2위 TV 제조사인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해 출시를 준비 중인 가운데 일본과 중국, 미국 메이커들도 QD 기술을 탑재한 신제품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퀀텀닷TV는 기존 LCD 패널에 양자기술을 적용한 필름시트를 부착하거나 패널 후면의 백라이트 자체에 QD기술을 접목해 만든다. LCD·LED TV에 비해 20% 정도 패널 원가비용이 더 들지만 휘도와 색 재현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명암비와 반응속도에 더 강점이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대세로 자리잡기 전까지는 퀀텀닷TV가 차세대 TV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이고 일본 소니, 중국의 TCL, 청홍 등이 새해를 겨냥해 퀀텀닷TV 기술개발과 양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가장 관심이 많은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은 ‘LCD-LED-3D-스마트-UHD-커브드’ 등으로 글로벌 TV의 콘셉트를 주도해왔다. 내년 TV 마케팅의 주요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QD’를 우선 검토 중이다. 삼성 퀀텀닷TV 대응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 직접 주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들여와 삼성전자가 직접 QD 필름을 부착해 TV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주력 모델로 퀀텀닷TV를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OLED와 유사 화질을 구현하면서 공정이 간단하고 필름만 붙여 생산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패널 사이즈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퀀텀닷TV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심 차세대TV로 OLED에 더 비중을 두지만 국내외 업체와의 퀀텀닷TV 경쟁에는 충분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는 디스플레이에 강점이 있다. 수년전 소니가 업계 최초로 출시한 퀀텀닷TV도 LG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유럽 수출에 걸림돌로 언급되는 카드뮴 함유 문제도 이미 ‘유해물질환경규제(RoHS)’ 기준을 충족할 수준까지는 낮췄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일본 기업도 퀀텀닷TV 양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일본에서는 소니, 중국에서는 하이센스와 TCL이 이미 퀀텀닷TV를 선보였다. 내년 초부터는 제품을 양산해 판매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BOE·티엔마·비저녹스 등 중국 대표 패널 제조업체 일부가 QD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디스플레이 부품업체인 엘엠에스와 접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 주도권을 우리나라에 빼앗긴 중국·일본 TV업체는 새로운 기술로 단번에 삼성과 LG를 뛰어넘고자 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며 “중국과 일본 업체는 퀀텀닷TV로 업계 판세를 흔드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조사가 퀀텀닷TV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퀀텀닷TV를 만들 필름 원천기술은 미국의 큐디비전과 나노시스, 영국의 나노코 등이 보유 중이다. 패널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공급받고 자국 생산 QD 필름을 접목해 TV를 제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업계는 미국 비지오 등이 관련 신제품 개발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주요 TV제조사들이 QD를 차세대 콘셉트로 내세워 TV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내세울 것”이라며 “OLED TV가 내년까지 가격·마케팅 측면에서 주력 판매모델로 올라오기 힘든 상황에서 업체간 ‘QD TV’ 경쟁이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