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창업이 창조경제 이끈다]<3>우수기업 사례-아미코젠

아이디어보다는 끈기 있는 연구가 중요하고, 기술 자체의 실패보다는 연구개발 과정의 포기로 인한 실패가 많은 곳이 바이오 업계다. 그 만큼 바이오벤처는 성공하기 어렵고, 일단 성공하면 그 열매 또한 크다.

신용철 아미코젠 사장(맨 왼쪽)과 연구원들이 사내 R&D센터에서 세계 일류 바이오기업으로 성장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용철 아미코젠 사장(맨 왼쪽)과 연구원들이 사내 R&D센터에서 세계 일류 바이오기업으로 성장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아미코젠(대표 신용철)은 효소기술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효소 전문 바이오벤처다. 지난해 매출은 231억원, 올해는 280억원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품목은 전량 중국에 수출하는 항생제 제조용 특수 효소다. 자체 개발한 유전자 진화기술을 이용해 항생제 원료의 생산 공정에 필요한 효소를 만들어 공급한다. 아미코젠의 효소를 사용하면 기존에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화학적 처리방법을 쓰지 않아도 된다. 항생제 원료 제조 과정을 친환경 방식으로 바꿀 수 있고, 동시에 생산성도 높아진다.

“2000년에 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모두 망한다며 말렸습니다. 당시 학자였던 저를 못 믿는 것도 있었지만 분야 자체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쉽지 않은 분야라고 생각했기에 뛰어들었습니다. 세상은 쉽게 풀릴 것 같은 일일수록 안 풀리고, 잘 안될 것 같은 일일수록 성공 사례가 많습니다.”

신용철 사장은 아미코젠 설립 당시를 이렇게 얘기했다.

핵심 경쟁력인 유전자 진화기술 기반의 효소생산 기술을 사업화하기까지 아미코젠은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R&D 자금 부족은 다반사였고, 이로 인해 외부 투자유치가 기업을 넘겼다는 인수합병으로 오인받기도 했다.

2005년에는 기술성 평가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실패의 아픔을 겪었다. ‘필요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자’며 정부 지원 R&D 과제를 회피했던 신 사장의 주관 또한 이 어려운 고비 속에서는 불필요한 아집처럼 비쳐졌다.

중소기업청 지원 아래 2011년 수행한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은 신 사장이 고민 끝에 선택한 정부 지원과제 중 하나다. 하지만 결과는 회사 성장의 전환점이 됐다.

이 과제를 통해 아미코젠은 생산원가 절감 방안 등 수출에 필요한 기술적 사항을 점검하고 보완해 완료할 수 있었다.

이듬해인 2012년부터 아미코젠의 중국 수출은 급상승했고, 현재 전체 매출의 70%에 육박한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은 이 같은 경영 실적으로도 가능했지만 신 사장은 기술벤처의 자존심을 살려 기술성 평가로 재도전해 통과했다.

효소기술 기반의 바이오 신소재는 특수효소에 이은 아미코젠의 주력 사업 분야다. 자체 친환경 발효공법으로 만든 관절건강 및 피부보습용 N-아세틸글루코사민 등 친환경 바이오 소재를 여러 다국적 바이오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미국 FDA GMP 실사에서 식품 수출에 적합한 제조시설을 갖췄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GMP 실사 통과는 제조 시설과 안전관리 시스템이 FDA 기준에 적합하다는 의미다. 향후 미국과 해외 수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바이오 신소재를 응용한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아미코젠은 올해 신규 사업으로 ‘u헬스 면역 진단기기 개발’에 착수했다. 내년에는 백신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용철 사장은 “바이오 분야는 어려운 만큼 성취감도 크고,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성공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며 “잘 아는 분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보다는 오랜 시간 열정을 갖고 끈질기게 도전해야 하는 바이오산업에 젊은이들의 창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주=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