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새해 정부 에너지 사업 그림은

지난달 9일 국내 전력과 통신을 대표하는 기업인 한국전력과 KT가 스마트그리드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전통적 사업자의 목소리가 큰 양대 산업이 융합 시장 창출을 위해 서로 그 벽을 허무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LTE 기반의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와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에서 신기술과 서비스 모델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와 ICT가 융합된 신산업 창조에 거대 공룡 기업이 움직이면서 본격적인 시장 개화가 예상되고 있다.

한전과 KT의 만남은 새해 에너지 신산업의 미래를 잘 보여준 사례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전력 수요관리 △에너지관리 통합서비스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태양광 렌탈 △전기차 서비스 및 유료충전 △화력발전 온배수열 활용 등 6개 분야를 미래 유망 에너지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육성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내에는 에너지 분야에서 신성장동력 창출을 전담하는 에너지 신산업과를 두기도 했다. 전체적인 그림은 신산업 분야에서 기술개발을 지원해 민간의 시장 참여를 독려하고 이종 산업간 융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한편, 해당 모델의 실증으로 수출 경쟁력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런 배경을 볼 때 새해 에너지 산업 역시 6대 신산업이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 전력 수요관리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개설돼 운용되고 있으며 사업자들은 별도 협회를 구성해 산업 발전을 위한 제안을 계속하고 있다. 수요자원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진된 이행 시험에서는 사업자들이 당초 약정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양의 전력을 감축하면서 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으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이 시장은 절약한 에너지를 거래할 수 있는 네가와트 개념의 시작으로, 향후 전 산업군에서 에너지 효율화 설비 투자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가 수요관리의 해였다면, 새해는 전기차가 그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 보급과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이 전국 단위 확대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버스, 택시 등 영업용 전기차 배터리 리스, 유료 충전 사업 등 서비스와의 융합도 계획 중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오는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준비 중이다. 앞서 협력 사례로 언급한 한전과 KT는 유료 충전 사업과 관련 공중전화부스를 충전인프라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되어 있는 전력을 전력망으로 전송하는 V2G 산업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V2G를 양방향으로 에너지를 사고파는 스마트그리드 개념의 초기 단계로 그 의미가 크다. 배터리 저장 전력 거래를 위한 관련 규정 개정과 맞춤형 요금제는 물론 사업 가능성 진단을 위한 테스트베드 사업도 진행 중이다.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와 태양광 렌탈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도가 개선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는 전력계통에서 고립된 도서지역에 기존 디젤 발전을 최소화하고 풍력·태양광·ESS 등을 결합한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하는 신재생 융복합 사업이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의 역할이 중요한 데 지난해 범 부처 차원의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풍력발전 입지 규제가 완화됐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결 설비는 발전량을 더 인정하도록 하는 등 사업 환경과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육성을 위해 장기계약(12년 이상)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인증서(REC)를 의무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태양광 판매사업자 선정제도’ 물량도 늘어난다.

이밖에 각종 에너지 효율화 사업도 진행된다. 우선 사업자가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과 설비를 신축하거나 증설할 경우 에너지 절감 계획과 함께 수요관리 설비를 마련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자가발전기, ESS, EMS 등의 신규 시장에 열리는 셈이다. 창호 교체 등의 시공비에 대한 이자 비용을 지원해 주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과 민간 금융사가 자금을 대출해 LED 조명을 설치하고, 전기 절감액으로 상환하는 LED 금융 모델도 확대될 예정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