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온 우주 개발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아시아 각국의 우주 개발 활동이 활발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는 인도가 아시아 최초로 화성 탐사선 궤도 투입에 성공하며 ‘우주 강국 대열’에 진입했다. 중국과 일본도 이에 질세라 우주 개발 사업에 많은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2014년 9월 24일 오전 8시에는 인도가 지난 2013년 11월 발사했던 망갈리안이라는 이름의 화성탐사선이 화성궤도에 안착했다. 인도는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치고 네 번째로 화성탐사선을 띄운 나라가 됐다. 처음 시도로 성공한 최초 국가라는 진기록도 갖게 됐다.
망갈리안은 긴 타원형의 궤도를 타고 약 72시간 주기로 화성을 공전한다.
화성과 가장 가까울 때의 거리는 약 421㎞다. 가장 멀 때의 거리는 약 7만6994㎞다. 망갈리안에는 메탄과 대기 중의 수소, 표면 온도, 대기압 측정 장치 외에도 화성 표면 조사용 카메라와 함께 5종의 관측 기기가 설치돼 있다. 일부는 인도가 지금까지 달 탐사 계획에 사용했던 장비들이다.
일본은 1998년 7월 화성 탐사기 ‘노조미’를 발사했지만 항해 중 전원 계통이 고장 나 2003년 12월에 궤도 투입을 중도 포기했다. 중국도 2011년 ‘반딧불 1호’를 실패했지만 지속적으로 우주 개발에 공들이고 있는 국가로 손꼽힌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라다 크리슈 총재는 “아시아 국가에서도 우주 개발 사업이 실현 가능한지를 점쳐 보는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실패 사례가 큰 도움이 됐다”며 망갈리안의 화성궤도 안착과 관련해 각국에 감사를 표했다.
인도의 우주개발 사업은 적은 비용으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같은 시기에 화성 궤도에 도달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메이븐’은 총 6억7100만달러(약 7303억8350만원)를 썼다. 반면에 망갈리안은 나사의 10분의 1의 비용을 들였다.
라다 크리슈 총재에 따르면 기존의 장비와 시스템을 조합하는 ‘모듈 방식’을 이용해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가 역사를 새로 썼다”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그래비티’의 제작비보다도 낮은 비용을 썼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새로운 화성 탐사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화성에 탐사기기를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1998년 아시아 최초로 화성 탐사선을 발사한 나라다. 하지만 당시 일본은 화성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그러나 12월 3일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의 발사 성공으로 아시아 우주강국이라는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켰다.
인도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우주개발 전쟁에 활발하게 뛰어들며 우주개발이 더 이상 미국이나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강대국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