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설립 1년 미만의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업계의 투자금액이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벤처생태계 활성화 정책 영향으로 투자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이다. VC업계는 내년 신규 투자 금액이 전년 대비 11%가량 늘어나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3일 VC협회는 지난해 금액 기준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비중이 정부 창업활성화 정책,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설립 1년이 안된 기업 투자는 지난 2013년 1246억원에서 지난해 2394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VC가 투자한 전체 초기기업 400곳 중 절반인 47.2%는 매출이 전혀 없는 기업이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적자 기업 비중은 81.3%에 달했다. 위험이 따를 수 있지만 기업의 비전과 가능성을 감안한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의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VC들이 리스크있는 투자 역할도 꽤 성실히 하고 있다고 자평한다”며 “벤처업계는 성장사다리 펀드 등 정부기관 투자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투자와 회수 모두 고른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VC업계는 901개사에 1조6393억원의 신규 투자를 진행했으며 투자금액 역시 전년(755개사, 1조3845억원)대비 18.4% 증가해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 투자금액은 최근 5년간 평균 투자금액(1조3218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며 기업당 평균 투자유치 금액은 18억2000만원으로 5년 평균치와 비슷했다.
업종별로는 ICT 분야(644억원, 14.3%↓)가 다소 주춤했고 바이오 의료 및 유통서비스 분야(954억원, 87.4%↑) 투자가 크게 늘면서 전체 투자 증가를 견인했다. 또 전기, 기계, 장비 및 화학, 소재 등 전통 제조산업 투자는 크게 위축(899억원, 27.4%↓)되고 ICT산업도 제조부문이 많이 하락하면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했다.
간담회에는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사장과 이은우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상무가 참석해 각각 다음카카오와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의 성공스토리를 전했다.
백 사장은 지난 2010년 당시 적자에 매출 3400억원을 기록하던 카카오에 2011년 50억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520억원 회수, 종목평가 400억원으로 약 910억원을 벌어들이는 결실을 이뤘다.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역시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에 각각 15억원, 20억원을 투자해 380억원, 370억원을 회수했다.
VC협회는 올해 77개 조합이 결성되고 2조3000억원의 자금이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창업지원과 중소 벤처기업에 대한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이 지속되며 정부 출자 확대의 기대감 속에 2년 연속 투자액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또 VC 1개사 당 평균 10개 기업에 신규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올해 투자기업 수는 1000개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5년 신규투자 전망 (단위: 억원)>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