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에 증시 와르르…코스피 7600선 마감

코스피가 급락 출발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급락 출발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8% 가까이 급락하며 7600선까지 밀렸다. 메타발 인공지능(AI) 투자 과잉 우려로 반도체주가 무너진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며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5.32포인트(7.89%) 내린 7648.0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70.31포인트(4.46%) 하락한 7933.10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장중 7700선도 내주며 급락세가 이어졌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62.63포인트(6.74%) 내린 866.72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9원 오른 1555.8원에 거래를 마쳤다.

급락장 속에 양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오전 9시 7분 3초께 코스피200선물지수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80.92포인트(6.05%) 내린 1255.94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낙폭이 확대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올해 30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지수는 약 3개월 만에 중기 지지선으로 볼 수 있는 5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했다”며 “조정의 트리거는 전일 미국 시장에서 불거진 메타 플랫폼스의 AI 컴퓨팅 클라우드 사업 전환 가능성”이라고 짚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메타가 여분의 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각각 10%대 급락했고, 인텔도 9%대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6%대 급락하며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업종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9.1%, SK하이닉스는 12.1% 급락했다. SK스퀘어와 한미반도체도 각각 10% 넘게 떨어졌다. 전기·전자 업종은 10.09% 하락하며 업종별 낙폭이 가장 컸고, 제조업과 의료·정밀기기도 각각 8.25%, 6.66% 내렸다.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 2곳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병목 완화와 가격 상승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수급도 악화됐다. 오후 3시3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404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2조71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키웠다. 개인은 6조2545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42억원, 357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5358억원을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10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메타발 충격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과 함께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강하게 상승한 데 따른 리밸런싱 매물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 조정폭이 커진 이유는 국내 시장의 수급 구조에 기인한다”며 “레버리지 ETF, 파생 포지션, 신용·미수 거래가 결합되면서 상승장에서는 탄력이 커졌지만 하락장에서는 진폭이 확대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조정은 AI 사이클의 종료라기보다 쏠림 포지션의 청산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