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임시방편 아이핀 사고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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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번호 개편안 등 근본 대책 마련 보류

행정자치부가 공공아이핀 부정발급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아이핀 부정발급 사고가 발생한 지 10일 만이다. 사고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주민등록번호 제도 개편작업은 사실상 보류 상태다.

행자부는 공공아이핀시스템 부정발급과 관련해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기관과 학계 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 외부 보안전문기관이 사고원인을 분석하고 공공아이핀 보안강화대책을 수립한다. 상반기 공공아이핀 시스템 구조·성능을 진단하고 시스템 고도화 방안을 마련한다. 유사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공공아이핀센터에 비상대응팀도 구성했다.

한 전문가는 “주민등록번호가 있으면 아이핀 발급이 가능한 현 발급시스템이 일으킨 문제”라며 “이미 대다수 국민 주민등록번호는 광범위하게 유출된 상황이어서 의미 없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문제 해결책으로 꼽히는 정부 주민등록번호 체계 개편작업은 보류 상태다. 당초 지난해까지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초 대안 마련을 지시했다.

김종한 행자부 주민과장은 “쉬운 문제가 아니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계 개편에 따른 엄청난 비용도 문제지만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바꾼다고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번호를 이용하는 체계에서 번호를 바꾼다고 해도 유출 문제는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정부가 진행한 주민등록번호 개편안 공청회에서는 여섯 가지 방안이 심도 있게 제시됐다. 지방행정연구원 용역 결과다. 정부는 어느 안도 수용하지 않았다.

박찬옥 개인정보보호범국민운동본부 운영국장은 “아이핀 사건은 대량 유출된 기존 주민등록번호와 결코 무관치 않다”며 “정부는 주민등록번호 제도개편을 지적하는 여론을 도외시한 채 아이핀과 마이핀 등 미봉책만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신훈민 진보네트워크 변호사는 “행자부는 주관 부처임에도 주민등록번호 유출에 따른 문제점 개선과 제도개편에 소극적”이라며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보는 안일한 시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