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지의 모던마케팅 원포인트 코칭]<9>마케팅과 세일즈팀, 양 부서 간 팀워크가 매출 성공 요인

임수지 에머슨대 교수·트라이벌비젼 부사장
임수지 에머슨대 교수·트라이벌비젼 부사장

대기업을 대상으로 강의나 컨설팅을 진행할 때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각 부서 간 단절이다. 특히 마케팅과 영업팀은 단절이 더욱 심하다. 마케팅팀과 영업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회의로 함께 전략을 수립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고객과 소통과 접촉(콘택트) 포인트를 강화해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확률을 크게 높이는 것이 기업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라고 했던가. 마케팅팀과 영업팀이 수익 성장을 바탕으로 긴밀한 파트너십으로 업무를 진행하게 되면 양 부서의 목적을 각각 따로 수행하는 경쟁사보다 훨씬 더 앞서 나갈 수 있다.

고객을 실제로 접하는 영업팀 정보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정보(primary research)라 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싫어하는지, 사용상 불편은 어떤 점들이 있는지, 왜 우리 혹은 타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는지 등은 마케팅 전략 수립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마케팅 팀과 영업 팀이 친밀하게 연결돼 있는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매년 매출 성장이 평균적으로 37% 이상 더 높다.

단절된 양 부서 간 소통을 보완하고 단합된 업무 과정으로 시너지 창출을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영업팀의 실제 고객과 접촉 상황을 분석하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안서, 제품 소개서 등의 영업 자료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되는지 검토하는 것은 향후 마케팅 전략 수립 도출에 용이하다. 새로운 고객 발굴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효과를 측정하고 고객들이 처음 회사의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부터 구매가 이뤄지는 과정까지의 모든 경로를 명확히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전문가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보한 마케팅 자료가 있다면 이를 영업회의나 자료를 통해 잠재 고객들에 전달해 보다 효과적인 영업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속적인 전략적 교류를 위해 양 부서가 정기적인 회의 일정을 매달 사전에 확보하면 큰 도움이 된다. 향후 양 부서가 함께 새로운 고객을 발굴할 수 있는 전략적 방법을 협의한다. 회의 시 결정한 여러 사안이 실무로 실제 연결되는지 정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회의 후 공유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각각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양 팀이 매출을 올리기 위한 최종 목표에 의거한 통합된 각각의 업무 캘린더를 만들면 매우 효과적이다. 가령 영업 사원이 중요한 관심 고객과 미팅 일정이 있을 때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나 데이터를 담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적절한 자료를 제공하는 식이다. 두 부서는 통일된 목표(매출 극대화)를 위해 달려가는 한 팀의 역할을 한다.

마케팅팀과 영업팀이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을 통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양 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합한 것처럼, 사용되고 있는 기술적 바탕의 소통 채널에 대한 연결도 중요하다. 허브스폿(Hubspot)과 마케토(Marketo) 같은 마케팅 오토메이션 플랫폼은 일관적으로 고객들과 접촉 포인트를 확인하고, 세일즈포스(Salesforce)나 주호(Zoho)같은 고객 관리 시스템은 고객들과 의미 있는 교류를 형성하고, 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용을 기록한다.

두 개의 강력한 플랫폼이 서로 독립된 상태에서도 사용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이 둘의 효율성을 방해할 수 있다. 마케팅 오토메이션으로 영업적 가능성을 파악한다 해도 영업팀의 업무 영역 안에 동일한 기록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양 팀이 통합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한 작업이 시급하다. 만약 통합적 시도를 이미 도입한 상황이라면 양 팀의 기술적 기반이 통합돼 필요한 정보를 알맞게 공유하고 접목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중소기업의 경우 규모가 작고 일반적으로 마케팅과 세일즈 업무를 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대기업처럼 부서 간 단절은 없다. 하지만, 마케팅과 세일즈의 업무 영역을 모호해하는 때가 많다. ‘어디까지가 마케팅인가요?’ 혹은 ‘내 업무가 마케팅인가요? 세일즈인가요?’ 하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한국의 한 제조업체는 최근, 보다 전략적인 해외 고객들과의 교류관계 형성을 위해 무료 고객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10명 남짓한 직원들 전체가 똘똘 뭉쳐 한곳을 바라보고 돌진해 나가는 것이다. 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활발한 영업이 이뤄지면 확보된 고객이 충성 고객으로 전환되고 다시 잠재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순환 과정 속에서 마케팅과 영업은 각각 공통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팀워크가 중시되는 한 팀일 뿐이다.

임수지 에머슨 대학 교수·트라이벌 비전 부사장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