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1박2일캠프]톱//핀테크 1박 2일,"더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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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는 핀테크 기업과 금융권의 중매쟁이가 되겠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일산 KB연수원에서 열린 ‘핀테크 1박2일 캠프’에서 핀테크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지금까지 금융위가 핀테크 협의체와 지원센터를 만들고 4차까지 데모데이를 추진한 이후 ‘1박2일’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행사까지 감행한 이유가 바로 업체 간의 소통을 위해서다.

잦은 만남과 교류가 결국 업무 제휴와 공동 서비스 개발로 이어져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확신이다.

금융위의 확신은 캠프에서 결과로 보여줬다. 지난 4월 1차 데모데이 이후 약 5개월 남짓 지난 시점에서 실제로 많은 금융사가 멘토링했던 핀테크 기업의 기술을 채택해 연내 서비스를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캠프에서 처음 공개됐다.

국민은행을 비롯한 IBK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총 9개 금융사에서는 임원진이 아닌 핀테크 실무 담당자가 그간 협업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캠프 참석자들은 첫 공개된 경쟁사의 가시화된 핀테크 서비스 출시 계획을 숨죽이며 청강했다.

국민은행은 스마트광고를 보면 자동으로 아파트 관리비가 차감되는 서비스를 개발한 핀테크 업체 ‘모비틀’과의 긴밀한 협업을 소개했다. 이달 내 MOU를 맺고 투자 논의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제휴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11월 KB국민은행 금융 서비스와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실명인증 서비스를 개발한 핀테크 기업 TA네트웍스도 국민은행의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 적용을 앞두고 있다. 향후 시스템 구축 요건이 도출되면 연내에는 은행 시스템 내에도 TA네트웍스의 비대면 실명 인증 방식이 구현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NH농협은행은 외화송금핀테크 업체 ‘머니텍’에 대한 멘토링 지원을 소개했다. 빠른 소액 해외송금, 저렴한 수수료를 현실화 시키는 서비스로 NH농협과의 협업으로 내년 1월 서비스 런칭을 준비 중이다. 특히 NH농협은행은 핀테크 오픈플랫폼도 연내 개시를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외환송금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스트리미’와 협업하는 신한은행은 오는 12월 오픈베타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년 3월엔 정식 서비스를 내놓고 5월엔 스마트폰뱅킹과 자동화기기 내 탑재도 기대된다.

IBK기업은행은 사전 등록된 서명의 압력과 좌표분석을 통해 일치 여부를 인증하는 기술을 개발한 KTB솔루션과 협업해 오는 11월을 목표로 ONE ID비밀번호 대체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12월내에는 ONE메일, 직원용 업무지원 앱서비스 로그인에도 시범적으로 적용될 계획도 밝혔다.

기업은행은 홍채인식 기업 이리언스의 기술을 이용해 연내에 관련 바이오 인증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주식회사핀테크’와 하나캐피탈이 제휴해 오는 12월 소상공인 대출상품 ‘셀러론’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매출현황을 파악하는 기술이 골자다.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을 시작으로 타업권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실명인증을 대비해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파이브지티와 내년 상반기에는 서비스 연구과제 성격으로 본인 확인 서비스를 구동시킨다.

1박2일 행사에는 지금까지 멘토링으로 맺어진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 간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발전된 협업 관계를 형성했는지를 금융사별로 진단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평가의 자리이기도 했다.

또한 각 은행장과 카드사 대표, 은행연합회, 여신협회와 금융위, 금감원 등 다양한 금융권 이해관계자와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며 서로의 경험이나 고충을 공유했다.

임 위원장은 “사실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에 대해 조급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1박2일에서 잠잘 시간이 있냐고 하는데 오늘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 간 협업이 상당히 진전된 것을 보니 편히 잠을 자도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오늘처럼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이제 나머지는 금융사와 핀테크사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한 핀테크 기업 대표는 “핀테크 홍보대사인 배우 임시완 씨가 출연한 드라마 ‘미생’의 명대사가 생각난다”며 “핀테크 1박2일, 더할 나위 없었다”고 전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