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수출대륙 3중(中)을 가다]<2>중동 포스트-오일 시장을 잡아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중동 주요국가 장기 발전 정책MENA지역 인터넷 보급률 현황(단위:천명, (%)안은 인터넷 보급률)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를 중심으로 한 중동은 ‘탈 석유화’를 기치로 막대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교육, 금융, 정보통신, 자동차, 의료 등 다양한 산업 육성을 위한 장기 국가 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규모면에서도 MENA(Middle East North Africa) 지역으로 묶이는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포함하면 인구 10억명의 거대 시장이다. 하지만 MENA 전체 인터넷 보급률이 39%에 불과해 정보통신(IT) 강국인 한국에는 다양한 사업기회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동은 세계 최대 프로젝트 시장으로 2013년 기준 프로젝트 규모만 3조200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GCC 지역 국가 전체의 77%(2조4000억달러)를 차지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카타르 등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일자리 창출과 복지 향상 등 국가별 상황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 구축사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탈 석유화의 선봉에 있는 GCC 국가는 오일·가스, 발전, 주택, 학교, 병원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카타르, UAE는 각각 월드컵(2022년)과 월드 엑스포(2020년)에 따른 특수도 기대된다.

이라크와 리비아, 이집트 등의 재건·복구 프로젝트와 경제 제재가 풀린 후의 이란도 관심사다.

분야별로는 IT와 접목된 교통 인프라(철도, 항만, 공항) 프로젝트가 다수 발주되고 있다. GCC 연결 철도 및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지하철과 사우디, 카타르, UAE, 알제리, 이라크 등의 공항 및 항만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 핵심은 ‘포스트-오일(Post-Oil)’ 시대 대비 및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산업 육성이다.

실제로 UAE 변화를 이끌고 있는 두바이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국왕은 이달 초 ‘개발과 박애의 시대’를 화두로 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에는 기술 확산, 질병과 빈곤퇴치, 지역사회 역량 강화, 기업가정신과 혁신 네 가지 분야에 걸쳐 다양한 목표를 제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장기전략 2005~2024’나 카타르 ‘국가비전 2030’ 등 다른 국가도 2020~2030년까지 국가 장기 비전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이들 전략에는 공통적으로 단순 원유 수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석유화학산업 육성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비롯해 정보통신산업, 교육, 금융 등 IT가 기반이 된 산업 육성을 포함하고 있다.

IT에 강점을 둔 한국 기업의 진출 기회가 다수 존재함을 의미한다.

중동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IT컨설팅업체 MHZ글로벌의 시드 핫산 자이드 이사는 “GCC 국가를 중심으로 중동시장이 원유 의존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도시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정부, 금융, 교육, 환경, 교통 등의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며 “중동 특히 두바이는 160여개국 기업이 경쟁하고 있지만, IT 경쟁력이 높은 한국에 많은 사업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도 ‘제2의 중동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지에서 만난 정부 관계자나 기업인, 한국에서 진출한 기업도 한 목소리로 중동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관계를 표시했다.

현지의 한 기업 관계자는 “관례상 잘 이뤄지지 않는 프로젝트 탈락 사유를 별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 정도로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IT제품 인지도와 평가는 최고 수준이다.

세계 유수 제품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두바이몰 내에서 삼성, LG 등 국내 IT기업은 이미 일본, 미국 등의 제품을 밀어냈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중심으로 구축된 한국산(Made in Korea)에 대한 선호도가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결과 1조원대의 수출·수주 그리고 메가프로젝트 수주 기반 마련 등 가시적 성과를 달성한 게 이를 방증한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당시 4개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에너지 14건을 비롯해 보건의료(5건), 금융투자(8건), IT 창조경제(9건), 건설교통(3건), 농업식품(2건), 문화기타(3건) 총 44건의 MOU 체결 및 협력 다변화 성과를 올렸다.

특히 기업 간 일대일 상담회를 통해 IT·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소기업의 중동 진출 발판도 마련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일대일 상담회를 통해 1조원 상당의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다.

권용석 KOTRA 중동지역본부장은 “중동 국가들이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산업 다각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중소형 산업플랜트 합작 진출, 의료보건, 이러닝, 디지털콘텐츠, 스마트그리드 등 우리 기업이 장점을 가진 분야로 진출한다면 충분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