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바둑의 자존심’ 이세돌 9단이 중국랭킹 1위 커제와 양보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펼친다. 한국선수로는 이 9단이 유일하게 4강에 올랐다. 패하면 올해 우승컵은 중국이 차지한다.
‘별들의 제전’ 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가 다음 달 3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다. 준결승 3번기는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 스웨 9단과 탕웨이싱 9단 대결로 압축됐다.
한국과 중국 바둑계 얼굴인 이세돌과 커제는 올해 들어 국제무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관록과 패기가 충돌하는 이세돌-커제 전 승자가 우승컵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대회 18회 우승(TV바둑아시아 4회 포함)을 자랑하는 이세돌 9단은 한 번씩 우승에 그친 다른 세 명의 중국 선수를 기록에서 압도한다. 이 9단은 삼성화재배에서도 네 번 우승하며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할 만큼 강세를 보였다. 지난 8월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 우승 이후 올해 두 번째 세계 타이틀 도전이다.
2008년 입단한 커제 9단은 지난 1월 열린 제2회 바이링배 세계바둑오픈전에서 우승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10월에는 처음으로 자국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중국 바둑 대세로 떠올랐다. 한국 기사에게도 강해 현재 8연승 중이다.
이세돌 9단은 준결승 대진추첨을 앞두고 “요즘 가장 잘나가는 커제 9단과 두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커제 9단은 “입단 후 한 번도 대국해 보지 못한 이세돌 9단을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준결승전은 스웨-탕웨이싱의 중중전으로 치러진다. 스웨는 커제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16개월 연속 중국랭킹 1위를 차지했다. 탕웨이싱은 2013년 대회 우승과 2014년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배 강자다.
이번 준결승전은 한국 1명과 중국 3명 간 구도이자 80년대생 1명과 90년대생 3명 간 구도이기도 하다. 세계 바둑의 중심 세력이 90년대생으로 뿌리 내리는 현주소에서 한국바둑 간판 스타 이세돌이 중국 신흥 세력에 맞서 관록의 힘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