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오전 전남 순천만정원 순천만국제습지센터 대회의장에 지역 농업기업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이 자리했다. 농식품 생산·가공에서 유통까지 다양한 기업 CEO가 모였다. 이들은 경청하고 때로는 토론하며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방향을 고민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원장 윤종록)이 주최하는 ‘CEO 빅뱅포럼’이 지난 20일 순천에서 열렸다. 포럼은 NIPA가 업종별 기업 CEO에게 ICT 융합 중요성을 전하고 성공사례를 공유하고자 마련한 행사다. 지난달 고령친화·헬스케어(부산), 이달 초 바이오·뷰티(오창)에 이어 세 번째다. 순천 행사는 농식품과 ICT 융합을 주제로 진행됐다.
농식품 ICT 융합은 나날이 중요성이 커진다. 기존 농업에 정보화·자동제어기술 등 ICT를 접목해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 생산성과 효율성 혁신을 꾀한다.
여현 순천대 농식품ICT융합연구센터장은 ‘스마트 농식품 현황과 전망’ 발표에서 “종전에는 생산 중심으로 ICT 융합이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유통과 판매 분야까지 폭넓게 융합을 시도한다”고 전했다.
여 센터장은 “국내 농업인구는 해마다 감소하고 농산물 자급률은 30%에도 못 미친다”며 “농업과 ICT 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도 스마트 농업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진다는 설명이다.
CEO 빅뱅포럼은 ICT 융합이 낯선 타 업종 CEO에게 융합 중요성을 전하고 이해를 돕는다. 매번 전문가가 분야별로 국내외 융합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단순히 융합 개념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CEO에게 융합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제공한다.
순천 행사에는 박종하 창의력연구소 대표가 나와 농업 CEO에게 융합 필요성을 환기시켰다. 박 대표는 농식품 인터넷 쇼핑몰 사례 등을 소개하면서 참석자 간 토의를 유도했다. CEO들은 마치 자신 회사 사업인 양 보다 좀 더 나은 개선책을 만들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짧으나마 융합과 도전을 생각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됐다.

박 대표는 “남들이 하는 것을 똑같이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미 나온 정답이 아닌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생각의 틀을 깨고 경계를 넘어가야 창의적 발상을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NIPA는 행사 참석 후 융합에 관심을 가진 CEO에게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융합을 시도하려는 CEO에게 컨설팅을 지원한다. 분야별 전문가를 CEO에게 연결한다. 융합 협력모델 구축에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다. 융합 제품·서비스를 발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행사에 참석한 기업인은 ICT 융합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김선일 농업회사법인 순천매실 대표는 “농업인 사이에 융합에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보를 얻는 기회는 많지 않다”며 “ICT 융합이 농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대표는 “농업과 ICT 융합이 성공하려면 현장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구 중심이 아닌 실제 농업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융합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종록 NIPA 원장
“최고경영자(CEO)에게 ‘융합’이라는 자극을 주어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윤종록 NIPA 원장은 CEO 빅뱅포럼 취지를 CEO에게 융합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자연자원은 없지만 풍부한 인적 자원과 성공 경험을 갖고 있다”며 “융합만 잘하면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자원을 융합해 또 다른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윤 원장은 농업을 비롯해 제약·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ICT 융합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CEO 빅뱅포럼을 여는 것도 타 산업 CEO에게 ICT 융합 중요성을 전파하기 위해서다.
윤 원장은 “포럼에 참석한 CEO가 융합에 관한 자극을 받으면 실제로 융합을 시도하는 ‘액션’을 취한다”며 “NIPA는 이들 CEO가 보다 쉽게 융합에 나서도록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ICT와 타 산업 융합 기반 확산에 힘썼다. 자신이 그려놓은 ‘창조경제’라는 큰 그림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피고 돕는데 관심이 높다.
윤 원장은 “CEO 빅뱅포럼 계기로 타 산업과 ICT 융합 성공 모델이 나오면 융합을 확산시키는 산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융합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순천=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